TV 출하량 12년來 최저..삼성·LG가 꼽은 타개책 '콘텐츠 강화'
구독 모델 등 타 사업 연계도 가능..고객 빅데이터 창구로도 활용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TV 제조사가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콘텐츠 강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 현상이 TV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기 판매 이외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284만대 감소한 2억879만4000대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2억1353만7000대)와 비교하면 474만대 감소한 수치다. 12년 전인 2010년의 전 세계 출하량이 2억1000만대 수준이었다.
이미 TV 시장 부진의 그림자는 삼성전자·LG전자 2분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 TV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역시 TV 사업을 영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300억원대 초반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1880억원)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TV 제조사들의 선택은 ‘콘텐츠 집중’이다. 하반기까지 TV 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가시화하자, 게임·홈피트니스·예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콘텐츠 강화를 위한 협업과 사업 확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 TV 플랫폼 ‘2022년형 스마트 허브’를 채울 콘텐츠 핵심으로 게임을 내세웠다. 지난달 30일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 게이밍 허브’가 주인공이다. 콘솔 없이도 삼성 스마트 TV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Δ마이크로소프트 Δ엔비디아 Δ구글 등 주요 빅테크·게임 기업과 손을 잡았다. 국내뿐 아니라 게임 문화가 활성화된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브라질 등에도 게이밍 허브 서비스를 도입했다.
인터넷만 연결하면 영화·드라마·예능·뉴스·스포츠 등을 골라 즐길 수 있는 무료 비디오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의 채널 수와 출시국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14개였던 서비스 국가는 올해 들어 23개국까지 확장됐다. 채널 수도 1000개를 넘겼다.
LG전자는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홈 피트니스’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LG전자는 피트니스캔디의 서비스 앱을 개발하고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등 플랫폼 운영을 지원하고, SM은 기획 역량과 많은 아티스트·다양한 음원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에 협력한다.
두 회사가 함께 세운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는 홈 피트니스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이르면 9월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앱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는 LG전자가 운영하는 스마트 TV 플랫폼에도 탑재된다. 지난달말 열린 피트니스캔디 출범행사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LG전자는 가전 제조사를 넘어 토털 솔루션 플랫폼 회사로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며 소프트웨어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조직이나 인력 운용에서도 드러난다. LG전자는 올해초 플랫폼 사업을 전담하는 WEE(webOS Expansion) 사업실을 신설했고, 상반기에도 HE사업본부 내 플랫폼 사업 관련 콘텐츠 서비스와 관련해 사업개발·서비스기획·채널 직무 전문인력을 수차례에 걸쳐 충원했다.
이는 TV 판매가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 새로운 방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석된다. 충성 고객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된다면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독 모델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고객 빅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창구로의 활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 데이터가 충분히 모이면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조타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시청자 최적화 광고 시스템 구축, 타 사업부와의 연계 가능성 등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와도 긴밀히 연관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중심의 고부가 판매 전략은 유지하되, TV가 줄 수 있는 고객경험의 폭을 늘리는 게 TV 제조사들의 숙제가 됐다”며 “화질이나 성능 못지않게 TV 콘텐츠도 제품을 고르는 하나의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e122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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