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적자를 왜 면세점이 메우나[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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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1·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이 지지부진하다.
공사는 예전처럼 사업권별 1개사를 선정하는 단수추천 방식을 요구하는 반면 관세청은 공사가 2개 이상 사업자를 추천하면 관세청이 최종 한 곳을 선정하는 복수추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연간 인천공항공사에 낸 임대료는 약 1조2000억원 수준.
국내 면세점 연매출은 같은 기간 24조9000억원에서 17조8000억원으로 약 30%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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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인천국제공항 1·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이 지지부진하다. 내년 1월에 새 매장이 들어서려면 통상 6개월 전인 이맘때면 사업자 선정이 끝나야 한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사업자 특허 발부 기관인 관세청 간 의견 충돌로 발주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사는 예전처럼 사업권별 1개사를 선정하는 단수추천 방식을 요구하는 반면 관세청은 공사가 2개 이상 사업자를 추천하면 관세청이 최종 한 곳을 선정하는 복수추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연간 인천공항공사에 낸 임대료는 약 1조2000억원 수준. 2019년 인천공항공사의 연 매출(약 2조8000억원)을 감안하면 매출의 절반이 면세업계가 낸 임대료인 셈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작년 매출은 약 5600억원으로 2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적자는 2020년 3607억원, 2021년 9300억원에 달한다. 공사 입장에서는 새 사업자 선정을 통해 실적을 회복하고 싶겠지만 타격을 받은 건 면세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면세점 연매출은 같은 기간 24조9000억원에서 17조8000억원으로 약 30%나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면세업계에서는 임대료 부담이 줄지 않으면 응찰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이어갈 수 있는 사업이다 보니 마냥 신경을 끄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간 면세업계는 다소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호황이었을 때도 공항 면세점은 적자였다. 호황을 누린 시내면세점의 이익으로 공항면세점의 손실을 메우는 구조였다. 시내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외국인이 쓴 돈으로 실적을 불렸던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지만 시내면세점은 오히려 문을 닫고 있다. 지난달 롯데면세점은 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의 특허 갱신 심사를 지난달 포기했다. 해외관광객이 차츰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에도 시내면세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황도 코로나19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면세점의 주요 매출처였던 명품, 뷰티 상품은 이제 구입처가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면세가격이 경쟁력이 높지도 않다. 정부가 1인당 면세쇼핑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확대할 방침이지만 실적회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처럼 연 1조2000억원이나 임대료를 내야 한다면 면세업계는 너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리오프닝 기대에도 항공권 가격이 여전히 비싸고 나갈 수 있는 국가도 제한적이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변이 발생으로 하루 확진자가 7만명대로 급등하는 상황에서 앞일을 예측할 수 없다.
과거처럼 정액제가 아닌 운영하면서 번 만큼 내는 ‘매출연동제’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공사는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급감하자 입점 면세점에 매출연동제를 시행 중인데 이번 입찰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기업의 적자를 민간기업에 임대료로 전가하는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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