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렸다"..은행 '골목상권' 진출하나

이정필 2022. 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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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예고로 시중은행들이 신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은행들은 ▲배달·통신·유통 등 생활밀착업종과 부동산, 가상자산 사업 진출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슈퍼앱 구현 ▲보유 고객정보의 계열사 공유 허용 등 건의 사안을 금융당국에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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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국 영업점과 방대한 고객 정보에 핀테크 적용
부동산과 가상자산 등 신사업 준비 '잰걸음'
공인중개사·배달기사 등 기존 업계와의 마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1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예고로 시중은행들이 신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과 가상자산 등 앞으로 규제가 풀리는 분야별로 전국의 영업점과 방대한 고객 정보에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해당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존 업계들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은행들은 ▲배달·통신·유통 등 생활밀착업종과 부동산, 가상자산 사업 진출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슈퍼앱 구현 ▲보유 고객정보의 계열사 공유 허용 등 건의 사안을 금융당국에 촉구해 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은행업의 자회사 투자 제한과 부수업무 규제 등을 완화해나갈 방침이다. 업무위탁 제도를 개선하고 은행들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허용도 검토키로 했다. 혁신기술에 기반한 급속한 디지털화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blur)' 시대에 맞춰, 글로벌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업무는 국내 금융회사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취지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의 이번 규제혁신 방안을 보면 점차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이 나와 봐야겠지만 대체로 업계에서 요구한 애로점들이 많이 반영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동산 분야의 경우 현재 KB국민은행이 '리브온'을 통해 시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규제가 완전히 풀리게 되면 은행들이 전국의 영업점과 온라인 앱을 활용해 부동산 감정평가와 투자·개발, 임대 수익을 올리거나 직접적인 거래 중계를 통한 수수료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기존 공인중개사 업계와 정면으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는 은행이 지점을 폐쇄하면 3년 이내 처분해야 하는데, 규제가 풀리게 되면 은행이 보유한 부동산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달과 통신 분야는 음식배달앱(신한은행 땡겨요)과 알뜰폰(KB국민은행 리브엠) 등 사업이 규제 샌드박스(유예제도)로 이뤄지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면 해당 분야 사업들도 지속이 가능해지면서 타행 참여로 인한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기존 업계와의 마찰도 재발할 수 있다.

은행들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가상자산 시장 진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주거나, 가상화폐를 맡아서 보관하는 수탁회사(커스터디)에 투자하며 신사업을 준비해왔다.

KB국민은행은 한국디지털에셋(KODA),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우리은행은 코인플러그와의 합작법인 디커스터디, NH농협은행은 카르도에 각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규제가 풀릴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자회사를 인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직접적인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만간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주요 은행장들이 만나 부동산과 가상자산을 비롯한 신사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국의 구체적인 규제 완화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관련법이 개정되면, 여기에 맞춰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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