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위기몰린 축산업 사료비·탄소저감형 사육기술로 뚫는다
요즘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한우'의 위기를 얘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우가격이 수 년째 높게 형성되면서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을 쫓는 농가들의 송아지 입식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은 데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사료가격은 평년 대비 30% 이상 올랐고, 한우 가격은 도축 두수 증가로 인해 약 9.4%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한우 비육기간은 2000년에 23개월에서 2020년 30.4개월로 늘어나 길어진 비육기간 만큼 부담해야 하는 사료비도 적지 않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축산업의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 목소리도 외면하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한우산업을 지켜내기 위한 사료비 절감과 탄소배출 저감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한우 사료비·탄소 저감형 신(新)사육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기술은 농식품부산물을 활용한 농가별 맞춤형 배합비 프로그램과 정밀 영양을 통한 비육기간 단축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술로 각각 나뉜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가 맞춤형 배합비 프로그램은 농가에서 직접 구입한 원료사료를 일정한 비율로 한데 섞어 사료를 만드는 방법으로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 개발됐다. 축산원이 전국 7개 지역 7개 농가를 선정해 이 배합비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평균 사료비 절감 24.7% △1+ 육질등급 향상 27.7% △소득 158% 상승을 가져왔다.
이 프로그램은 농가에서 편리하게 사료 배합비를 자동으로 계산해 농가 맞춤형 사료를 제조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버섯재배 부산물 등 농가에서 원료사료보다 값싸게 구할 수 있는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다.
보통 단백질 함량이 높을 수록 좋은 사료이고, 등급이 잘 나오려면 단백질 함량이 무조건 높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한 가지 성분이 과다하게 높은 사료보다는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사료가 더 바람직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백열창 농업연구사는 "소는 어느 정도의 지방을 생성해야만 맛 좋은 고기가 되기 때문에 단백질만 높은 사료를 먹게 된다면 지방보다 근육 위주의 성장이 이루어져 도체성적에 불리할 수 있다"며 "단백질만 높은 사료를 먹는 것은 마치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려고 닭가슴살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사료의 배합비율을 결정할 때는 다양한 요인이 고려된다. 우선 원료사료를 동물에 공급할 수 있는 영양 성분과 가격, 가축의 성장 단계마다 필요로 하는 영양소 요구량을 알아야 한다. 농가에서 이를 일일이 계산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새로 개발된 프로그램은 이를 자동적으로 지원한다.
정밀 영양을 통한 거세한우 단기비육프로그램도 농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육기간을 기존 31개월에서 28개월로 단축하면서도 맛에는 차이가 없도록 하는 기술이다. 사육기간 단계별로 영양수준 조절을 통해 장기비육으로 인한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줄이고 품질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단기비육 기술의 효과는 2020~2021년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사육기간은 3~4개월 줄어 들었고, 사료비는 같은 기간 7.9% 절감됐다. 생산비 역시 6.3% 줄었다. 단기사육된 한우의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육색, 1등급 이상 출현율 등에서는 오히려 31개월산 한우를 앞섰다. 올해는 충주,부안,영암,고령,울산 등 전국 5개 기초단체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효율적인 소 사육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농식품부는 지난 달 '소 사육방법 개선 대규모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장기비육으로 인한 탄소배출 등 환경부담을 줄이고 농가별 맞춤형 배합비 프로그램을 확산시킴으로써 농가소득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박범영 국립축산과학원장은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한우의 대중육 시장 창출과 온실가스 저감을 가져오는 저탄소 사양관리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소 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현장 연구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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