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실세의 운명은?.."2인자 스스로 낮춰야 산다"
대통령 만든 1등 공신에서 2인자로
역대 '실세 정치'의 명암
與 권력 다툼은 정국 혼란으로
엄경영 "낮은 자세 취해야 생명 오래 유지"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면 '정권 실세'들의 움직임은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여권 전체가 '원팀'이 돼 국정동력을 확보하는가 하면, 이들끼리의 권력투쟁으로 인한 내부 분열이 정국 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2인자 정치'가 향후 성공한 역사로 기록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당장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핵관 투톱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이의 묘한 기류는 지난 3월 대선 전부터 감지됐다.
'이준석 대표 대 윤핵관'이라는 갈등 구도가 두드러지며 잠시 가라앉은듯 했지만 균열 양상은 최근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영원한 형제'를 내세웠던 장 의원이 권 대행의 '사적 채용 논란' 해명에 "말씀이 너무 거칠다"고 공개 지적하면서다. 권 대행이 장 의원의 비판을 즉각 수용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확전은 막았지만, 범친윤 성향의 의원들이 '권 대행 체제' 자체를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돌은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이준석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차기 당권주자 및 잠룡들의 갈등 역시 잠재되어 있다. 새 정권 시작부터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의 쪼개짐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1등 공신인 '좌희정(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우광재(이광재 전 의원)'는 조직과 기획이라는 역할을 명확히 분담하면서 저마다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정권 창출을 도운 '7인회'(강창희·김기춘·김용갑·김용환·안병훈·최병렬·현경대)와 '문고리 3인방'(안봉근·이재만·정호성)은 저마다 역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지 않으면서 문제가 됐다. 백의종군 없는 권력 암투는 정권엔 오히려 독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림자 3철'이라는 별명이 붙으며 결과적으로 정부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다. 다만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복심' 조국 법무부 장관이 차기 잠룡으로 급부상했으나, 새로운 세력화는 많은 논란을 양산한 채 현재까지 당의 분열 모양새를 형성하게 됐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2인자 정치는 본인을 안드러나게 하는게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며 "대중에 노출된 만큼 모든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정치 생명이 오래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역대 2인자들 중에서도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 전 국정원장처럼 낮은 자세를 취한 인사들이 그 위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현재 대통령 지지율 하락 상황에서 리스크가 최대로 노출된 사람은 권 대행이고, 장 의원 등 권 대행을 견제하려는 세력의 합종연횡이 추진되는 상황"이라며 "두 사람 모두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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