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증설 보류에 화학업계가 떠는 이유는..
화학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저점일 것이란 기존 예상과 달리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지연 등 경기침체 신호음이 곳곳에서 들리며 실적이 더 안좋아 질 것이란 관측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난 12조7018억원, 영업이익은 56.8% 낮아진 9254억원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의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5% 늘어난 5조5036억원, 영업이익은 94.8% 감소한 311억원으로 추정됐다. LG화학은 오는 27일, 롯데케미칼은 8월 중 2분기 실적이 공시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요 화학제품이자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2021년 톤당 399달러였지만 최근 100달러대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물류비, 판관비 등을 고려했을 때 톤당 300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손익분기에 도달하는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내내 유가 등 원가는 상승한 반면 수요는 뒷받침되지 못하며 제품가 상승분이 원가 상승분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았던 기고효과까지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 감소폭이 더 두드러져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석유화학 제품은 역마진 구간마저 돌입하고 있다"며 "손해를 보고 팔 순 없다보니 공장 가동율을 축소하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LG화학 석유화학 사업에서 주력 제품 중 하나인 ABS(고부가 합성수지) 스프레드는 최근 손익분기 부근까지 내렸는데 이는 중국을 중심으로 가전업체에서 구매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용제품 비중이 큰데다 정기보수까지 진행했던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하락폭은 좀 더 두드러져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 여파로 수요가 둔화된 탓에 급격하게 오른 유가 부담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웠다"며 "여수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기회손실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롯데케미칼의 올레핀 부문 영업손실액은 올해 2분기 694억원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수요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장 투자 지연에 대한 소식이 계속 나온다"며 "투자가 안되고 건설이 안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를 반영한 결정들로 해석되다보니 당연히 화학업계에도 하반기 시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논의했지만 보류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데다 고환율, 고물가 등에 대한 부담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대한상공회의소 제주 포럼에서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하이와 홍콩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다시금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확산세가 더 강해질 경우 중국 정부가 현재 실행 및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건설·인프라 부문 중심 부양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황 악화 우려로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간배당 계획도 거둬 들였다. 전일 롯데케미칼은 "당사는 당초 2022년 반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상반기 시황 악화 및 대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회사 내부 경영상 판단에 따라 기말배당으로 전환해 실시할 예정"이라며 "기존 배당정책인 연간 배당성향 30%는 그대로 지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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