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일 100% 준수' 신뢰 깨질라..국내 조선업계 "2주 휴가 전 협상 타결을"

김형준 2022. 7. 21. 0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 50일째를 맞는 가운데 조선업계가 기술력과 더불어 세계 최고로 인정받던 납기일 준수에 따른 신뢰에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사들은 선주들과 약속한 납기일을 모두 맞추며 '준수율 100%' 실적으로 탄탄한 신뢰를 쌓았는데, 이번 파업으로 납기가 줄줄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절대 우위였던 '납기일 준수'
"국내 조선업 전체 신뢰 좌우"
대우조선해양 책임연합회 등 회원 5,000여 명이 생산본부 앞에 모여 하청지회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거제=김재현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 파업 50일째를 맞는 가운데 조선업계가 기술력과 더불어 세계 최고로 인정받던 납기일 준수에 따른 신뢰에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사들은 선주들과 약속한 납기일을 모두 맞추며 '준수율 100%' 실적으로 탄탄한 신뢰를 쌓았는데, 이번 파업으로 납기가 줄줄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 전체가 2주 동안 휴가에 들어가는 23일 이전에 하청업체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길 간절히 바라는 실정이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선박 제조 과정을 감독하기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해외 선주사 감독관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이제껏 칼같이 지켜왔던 선박 납기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선주사 감독관들은 매일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한국 조선업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진수식 지연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 전체 신뢰도가 떨어질까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독(dock)에서 건조되고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3척 중 1척은 올해 4분기까지 인도해야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해당 기간 내 납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독 건조 물량의 납기 지연은 해당 독에서 건조가 예약된 선박들은 물론 다른 독 선박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1독에 기자재가 반입되지 않으면서 부피가 큰 블록(선박 기초가 되는 철구조물)들을 더 쌓아놓을 공간이 모자라고 다른 독에서도 제작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다른 독의 건조 작업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파업 시작 이후 현재까지 총 7,000억 원 안팎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의 퇴거 명령에도 파업이 이어지면서 이르면 다음 주 중 손해액이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선박의 납기 지연에 따른 배상금 130억 원도 다달이 부담해야 한다. 조선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도 "하필 기나긴 수주 절벽이 이제 막 해소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앞으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등 시장 격변 시기에 벌어진 일이라 업계 사람들의 마음의 그림자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 전체가 2주 동안 여름휴가(7월 25~8월 5일)를 가기 전 타결되길 고대하는 분위기다. 토요일인 23일부터 사실상 휴가가 시작되는 만큼 22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있어야 휴가 직후 밀린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단 얘기다. 대우조선해양 구성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해까지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많은 상태"라며 하청지회 불법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