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북송 통지문' 2시간뒤.. 文, 김정은에 '부산 초청' 친서 보냈다
野 "우리軍 만나 도망" 주장하지만
실제론 사격 피해서 이틀간 표류
당시 겁먹고 "웃으면서 죽자" 말도
어민들 김책항 떠날때부터 '귀순'
北 무전에 "남조선행 결심한 자들"
문재인 정부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을 북송하겠다는 전통문을 북에 보낸 것은 2019년 11월 5일이었다. 같은 날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11월 26일)에 초청하는 친서를 보낸 사실은 당시엔 공개되지 않았다. 11월 21일 돌연 북한이 남북 간 물밑 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폭로하지 않았다면 친서 발송 사실은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졌을 가능성이 크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0일 “북송 통지문 발송 2시간 뒤 김정은 초청 친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강제 북송이 김정은 초청을 위한 ‘환심 사기’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을 초청하기 위해 무리하게 어민들을 북송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는 북한 어민 2명이 10월 중순 북한 김책항을 출발할 때부터 귀순 의사가 명확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해군은 2019년 10월 31일 이 어민들이 탄 선박이 NLL에 접근하자 경고사격을 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귀순 어민들은 우리 측 해군의 경고사격을 자신들을 겨냥한 조준사격으로 오인했다”며 “잔뜩 겁을 집어먹고 일시적인 회피 기동을 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나포되자마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이틀이나 도망다녔다는 야권 인사들의 주장은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죽더라도 웃으면서 죽자”는 어민들의 발언도 경고사격을 조준사격으로 오인해 나온 말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이들의 귀순 의향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며 “귀순할 사람이 왜 귀순할 국가의 군대를 만나니까 도망을 갑니까. 한두 시간도 아니고 이틀을 도망다녔다”고 했다. 경고사격 부분은 쏙 빼고 도망 다닌 사실만 부각한 것이다.
하지만 어민 2명은 경고사격을 받고도 NLL 주변을 맴돌았다. 남하(南下) 의지가 분명했던 것이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어민들이 김책항을 떠날 때부터 이들의 목표는 탈북이었다”며 “탈북이라는 목표가 명확했고 나포됐을 당시에도 귀순 의사를 순순히 밝혔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사격이 교전수칙에 따른 단순 경고 차원이었는지, 남하를 막으려는 적극적 의도였는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라고 했다. 당시 우리 군 당국이 북한군끼리 주고받은 교신 내용을 감청한 특수정보(SI) 기록엔 귀순 어민 2명을 가리켜 “남조선으로 뛰자고 결심한 자들”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2019년 11월 1일 국가정보원에 중범죄를 저지른 북한 주민의 송환 사례가 있는지를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 어민들이 붙잡히기 전날이었다. 당시 안보실에 파견된 해군 A대령이 국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문의했고, 다음 날 비슷한 내용의 통화가 청와대와 국정원 사이에 오갔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북한 선박이 넘어오기도 전에 송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얘기”라며 “북한 선원들의 신병을 확보하기도 전에 문 대통령에게 북송 보고를 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11월 3~5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 이 회의는 같은 달 하순 부산에서 문 대통령이 주재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외교 일정이었다.
안보실의 문의 직후 나포(11월 2일) →문 대통령 출국(11월3일)→합동 조사 조기 종료(11월 4일) →북송 통지, 김정은 초청, 문 대통령 귀국(11월 5일) →북 “인수하겠다” 답신(11월6일)→강제 북송(11월 7일) 과정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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