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수장에서 질식 사고로 3명 사상.."안전장비 안 갖춰"
[앵커]
상수도 정수장에서 지하 저류조를 청소하던 70대 외주업체 직원이 유독 가스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또 이 직원을 구하려던 공무원 2명도 의식을 잃은 채 구조돼 치료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유해가스 측정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의 한 정수장 저류조 입구.
구조대가 들것 위에 누운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합니다.
바로 옆, 또 다른 남성도 응급 처치를 받습니다.
오전 9시 40분쯤, 저류조 청소 작업에 나섰던 70살 외주업체 직원 A 씨가 유독 가스에 질식했습니다.
함께 있던 직원은 곧장 탈출했지만, 공무원 2명이 A 씨를 구하려다 질식해 의식을 잃었습니다.
[김정섭 /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 : 1명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저희 공무원 2명이 그분을 구조하기 위해서 다시 저류조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저류조에) 남아 있던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을….]
사고가 난 저류조는 강물을 정수하면서 생긴 찌꺼기를 모아두는 곳.
가로, 세로 5m 남짓한 넓이에 깊이 2.5m인 저류조를 청소하려고 아침 7시부터 환기하고 2시간 반 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찰과 정수사업소는 용역업체가 계약서에 담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은 거로 보고 있습니다.
"(유해가스 측정기) 배터리가 없어요. 배터리가 없다는 거는 아예 작동을 못 했다는 얘기하고 같겠죠."
유해 가스가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고, 저류조로 들어갔다는 설명입니다.
사고가 난 저류조 입구에서는 '사이안화수소'라는 독성물질이 치사량 수준인 47ppm 정도 검출됐습니다.
저류조 내부 독성 물질 농도는 입구보다 더 높아 화를 피할 틈이 없었던 겁니다.
[이용수 / 대구 강서소방서장 : (마스크나 안전 장치를 착용하고 있었나요?) 저희들이 확인한 바로는 저류조 안에 있던 3명은 모두 (안전장치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용역업체가 작업 중에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 또 정수사업소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YTN 이윤재 (lyj10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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