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 부케 든 우크라 신부.. 전쟁이 만든 슬픈 웨딩 사진
러시아군 폭격으로 폐허가 된 집에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우크라이나 신부의 웨딩 사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사진 속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빈니차에 거주하는 다리아 스테니우코바(31)라는 여성이다. 다리아는 연인과의 결혼식을 얼마 앞둔 지난 14일 러시아군 공습에 집을 잃었다. 어린이 3명을 포함한 민간인 24명이 사망한 비극이었다.
다리아는 결혼식을 서두를 수 없었다. 희생당한 이웃을 애도해야 했고 직접 경험한 전쟁의 참혹함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다리아가 선택한 건 웨딩 사진을 찍는 일이었다. 그는 결혼식 날 입으려던 웨딩드레스를 차려입고 폐허가 된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촬영한 사진은 19일 다리아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가족의 따뜻한 보금자리였던 공간은 흔적 없이 파괴됐고 천장과 바닥은 뜯어져 철근이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다리아는 결연한 표정으로 그 중심에 섰고 손에는 안개꽃과 분홍색 장미가 섞인 부케를 들었다.
다리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또한 우리는 잔인한 전쟁 속에서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쟁은 5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하르키우에서는 민간인을 돕던 간호사·의사 커플이 건물 잔해에 둘러싸인 채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부부는 대피소로 쓰이는 지하철역에서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고 폭격에 망가진 자동차 위에 올라 기념 촬영을 했다.
한 달 뒤인 5월에도 전쟁의 상처를 극복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뢰 폭발로 두 다리와 왼손가락 4개를 잃은 간호사와 그 남편의 병동 결혼식 현장이 공개된 것이다. 당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남편이 다리 잃은 아내의 몸을 들어 올린 채 천천히 춤을 추는 영상이 공유돼 많은 응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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