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입주 연기" 날벼락..사전청약 '속도전' 뒤탈?
[앵커]
당첨된 아파트에 들어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입주 시점이 1년 4개월이나 미뤄진다고 통보가 오면 어떨까요?
대출을 끌어 쓴 사람은 이자 부담이 불어날 테고, 아이들 입학에 맞춰 이사를 계획한 집은 그야말로 '날벼락' 같을 겁니다.
요즘, LH '공공분양 아파트' 일부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겪고 있는 일입니다.
김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초공사 중인 한 공공분양 아파트.
사전청약을 받은 8백여 세대에게 황당한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내후년 10월이 입주 예정일이었는데, 최근 본청약을 앞두고 느닷없이 '1년 4개월 연기' 통보가 온 겁니다.
[파주운정 사전청약 당첨자 A/음성변조 : "입주 시기에 맞춰 (계획을) 세웠다고요. 그런데 이렇게 미뤄져 버리니까 정말 날벼락 같아요. 잠도 못 잤어요."]
규정상 입주 시점까지 '무주택'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당장 기존 전월세집 계약부터 연장해야 할 판입니다.
그만큼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파주운정 사전청약 당첨자 B/음성변조 : "전세로 지내다가 입주 시기에 맞춰 들어가려는 분들도 이곳에서 2년이 아닌 4년을 기다려야 하고..."]
LH가 밝힌 연기 사유도 모호합니다.
처음엔 "초등학교 신설 문제"라고 했다가, 최근엔 "자재 수급 문제" 등을 거론했습니다.
또 다른 사전청약 아파트. 이곳 당첨자들도 답답합니다.
입주가 1년 연기될 거란 소문이 이미 파다한데, LH에서는 가타부타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성남복정 사전청약 당첨자 C : "(LH 홍보 용역) 게시글을 보다 보니까 1년 연기된 일정으로 홍보를 해달라고... 제가 전화해서 확인해 보니 그럴 가능성 높다고..."]
사전청약은 이른바 '영끌 매수'가 한창이던 지난해, 안정적으로 집을 마련하게 해주겠다며 정부가 서둘러 내놓은 대책이었습니다.
[유선종/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나타나게 된 불협화음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교육청 등) 유관기관들과의 사전 협의가 충분히 수행되고 그러고 나서 주택 공급이 됐어야 하는데..."]
LH는 문제가 된 아파트 외에 추가적인 입주 연기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전 청약 공고문에는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문구가 남아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김재현/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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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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