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 사망자 1700여명..WMO "더 강한 극단의 기후 볼 것"

박용하 기자 2022. 7. 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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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프라제레스 공동묘지.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리스본 |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포르투갈에서 온열질환 등으로 인해 최근 10여일간 10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사례까지 합하면 유럽에서만 17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포르투갈 보건국(DGS)의 그라사 프레이타스 국장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폭염에 따른 초과 사망자 수가 10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초과 사망자란 특정 사유로 인해 통상적인 사망 수준을 초과하여 발생하는 사망자를 뜻한다. 앞서 DGS 측은 지난 13일까지 폭염에 따른 초과 사망자가 238명이라고 했으나 최근 급격히 늘었다. 현재 포르투갈 전역에선 40도를 넘는 폭발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포르투갈뿐 아니라 스페인과 영국 등에서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주 45.7도까지 치솟았고,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카를로스 3세 보건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의 열 관련 사망자는 678명으로 집계됐다. 포르투갈의 사망자까지 합하면 유럽에서만 17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40도 넘은 영국…모두에게 처음인 이런 더위 영국 런던에서 19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아기를 뜨거운 햇빛에서 보호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있다. 이날 영국의 기온은 역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었다. 폭염의 열기 때문에 곳곳에서 철로가 휘고 도로가 솟아올랐다. 런던 | AP연합뉴스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 수를 계산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 수치를 제대로 계산할 경우 현재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유럽은 미국보다 냉방 시설이 덜 보편화된 상황이어서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치명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영국에선 최고기온이 역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넘어섰다. 영국 기상청 스티븐 벨처 최고 과학 책임자는 “기상청 연구에서는 영국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는데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 기온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의 기후과학자 프리데릭 오토 교수는 BBC에 기후변화 영향에 관해 경고하며 “수십년 후에는 이 정도면 상당히 시원한 여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수록 폭염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의미다.

페테리 탈라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폭염은 점점 더 잦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은 기후 완화 노력의 성공과 무관하게 적어도 2060년대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덕에 우리 기록은 깨지기 시작했다”면서 “미래에는 이런 종류의 폭염이 보통이 될 것이고 우리는 훨씬 더 강한 극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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