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고민, 천연가스 사용 15% 줄이기와 러시아 의존도 66% 줄이기

김재영 2022. 7. 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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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20일 27개 회원국에 천연가스 사용을 내년 3월까지 8개월 동안 최대 15% 줄일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EU의 천연가스 문제는 당초 우크라이나 침공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거론되었으나 이제는 러시아가 공급을 확 줄여버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격용이 아니라 수비의 자구책으로 입장이 바꿔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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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대러 제재의 수입량 66% 감축 목표 정했으나
러시아의 공급 급감에 자체 사용량 축소 나서

러시아 가스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은 20일 27개 회원국에 천연가스 사용을 내년 3월까지 8개월 동안 최대 15% 줄일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보다 안전한 겨울을 위한 가스 모으기' 방안을 발표하면서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에 맞서 우선 소비를 줄이자고 독려했다 .

EU의 천연가스 문제는 당초 우크라이나 침공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거론되었으나 이제는 러시아가 공급을 확 줄여버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격용이 아니라 수비의 자구책으로 입장이 바꿔진 것이다.

유럽은 총 에너지원 중 천연가스 비중이 30% 미만으로 석유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천연가스의 전체 사용량 중 러시아 수입량 비중이 40%에 달한다는 점이 큰 문제다.

석유의 경우 유럽의 러시아 수입량 의존도는 25% 정도이며 EU는 어렵게 6월 말 6차 대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을 연말까지 90% 줄이기로 합의했다. EU 국가들은 침공전 이전 러시아산 석유를 하루 300만 배럴 정도 수입했다.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관해서는 석유만큼 단호하지 못해 3월 중순에 '연말까지 수입 의존도를 3분의2 줄이기'로 결의하는 데 그쳤다. 현재 규모의 33%만 수입하자는 것이다.

회원국들이 결의에 그치고 구속력있는 제재안을 마련하지 못한 데는 천연가스가 산업과 경제에 요긴한 발전보다는 동절기 가정 난방이라는 생활적인 면이 강한 점도 작용했다. 이 점을 러시아가 파고들어 6월부터 선제적으로 천연가스 공급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EU의 천연가스 논의가 수세로 전환되었다.

유럽은 동절기에 대비에 하절기에 천연가스 비축에 집중해서 필요량의 100%를 8월까지 쟁여놓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현재 EU의 평균 비축량은 60%를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EU 집행위는 8월부터 8개월 동안 지난 5년간 평균치에 대비해 15% 소비를 줄여 러시아 공급 급감에 대비하면서 또 사용중인 가스를 대거 겨울 비축분으로 돌리는 것을 회원국에게 요청한 것이다. 지금은 자발적 동참 수준이지만 러시아가 공급을 단절하는 기세를 보이면 의무 조항이 된다. 물론 각 회원국의 합의가 필요해 내주 전체 회의가 열린다.

EU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오는 천연가스 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 1700억 ㎥에 육박한다. 러시아는 침공전 후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폴란드, 불가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13개 국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지하거나 반감시켰다.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통로는 여러 파이프라인이 있지만 독일로 가는 발틱해 해저 노르드 스트림1과 벨라루스-폴란드-독일의 야말 라인 그리고 우크라이나 경유 라인이 가장 크다. 노르드1 라인으로 연 550억 ㎥가 들어와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체코공화국으로 가며 우크라이나 라인을 통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슬로바키아가 추가로 받는다.

이 라인들 중 노르드 스트림1이 가장 크고 문제가 많다. 러시아는 침공전 후에도 하루 1억6000만 ㎥ 공급을 계속했으나 6월16일 부로 갑자기 이를 40% 수준까지 낮췄고 7월11일부터는 연례 정비 때문에 0㎥가 된 상태다.

EU 경제 대국인 독일은 여러 라인을 통해 하루 평균 1억2000만 ㎥의 러시아 천연가스가 들어왔으나 6월 중순 6500만 ㎥으로 급감했고 지금은 수백 만 ㎥에 그친다. 독일의 평년 연 430억 ㎥ 수입량은 EU 전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의 25%에 해당한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19일 저녁 노르드1이 21일(목) 정비가 마무리되더라도 정비 전의 하루 6000만㎥ 대신 그 반인 3000만 ㎥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EU 집행위의 천연가스 소비 15% 감축안이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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