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찾은 민주당 "북송 영상, 국가안보실과 교감" 항의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통일부에 영상 공개 경위 추궁
“권영세 장관 입장 번복 인정
안보실 통일비서관에 보고”
통일부 “보고나 교감은 아냐”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태스크포스(TF)’는 20일 여권의 ‘탈북 어민 북송 사건’ 의혹 제기와 관련해 통일부를 찾아 사건 관련 입장 번복과 사진·영상을 공개한 경위를 추궁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과 연계돼 교감을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북송된 어민 2명이 16명을 살해했다는 문재인 정부 발표는 허위라고 했다.

민주당 TF 단장인 김병주 의원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면담 이후 “권 장관이 북송 어부가 16명을 죽인 흉악범이라는 것을 인정했고, (권) 장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통일부가 3년 전과 다른 입장을 발표한 것도 (권 장관) 본인이 지시해서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3년 뒤 입장을 번복하려면 세부 검토를 해야 되는데 국가정보원이나 합동신문 자료 등도 일절 보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주먹구구식으로 하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통일부가 북송 사건 사진·영상을 공개한 경위와 관련해 권 장관이 ‘국가안보실 통일비서관을 통해 내용을 보고하고 교감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 일부는 “(권 장관이) 국가안보실에 보고하거나 교감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사진이나 영상) 공개를 통일비서관실에 알렸다고 말한 것”이라며 “(권 장관은) ‘탈북 어부가 16명을 살해한 것은 사회적 인정에 불과하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TF 단장인 한기호 의원은 일부 탈북민 주장을 바탕으로 “16명이 살해됐다는 문재인 정권의 발표는 허위”라며 “이 16명은 김책시에서 탈북하려던 다섯 가구의 주민이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오징어잡이배로 탈북하기 위해 육지에 1명이 하선한 뒤 16명을 인솔해 승선하기로 했으나, 보위부에 체포돼 오징어배에 남아 있던 2명이 체포 직전 (자기들만) 남하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북한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한 거짓말이며, 문재인 정권은 이를 확인했을 거라고 한다”고 했다. 또 “이들 5가구의 가족 중 일부는 사전 탈북해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는 한덕수 총리 만나
“야 공격·수사 자제해야 협력
한동훈에 얘기 좀 잘해달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이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나”라며 “객관적 사실을 제쳐두고 북풍몰이를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너무 야당을 공격하거나 수사하는 일은 자제해야 야당이 협력할 명분이 있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얘기 좀 잘 해달라”고 말했다고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우 위원장은 “정치보복성 수사, 신북풍몰이를 중단해 달라. 이런 분위기에서 협치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조 대변인은 “구체적인 (수사) 사례는 얘기하지 않았다. (한 총리 반응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 이재명 의원 관련 의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홍두·박은경 기자 p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