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국가부도' 스리랑카 새 대통령 선출..경제·시위대 등 앞으로의 과제는?
반정부 시위대 화력 줄고 있어..내부자 "더 이상 시위 무의미"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라닐 위크레마싱헤(73) 전 총리 겸 재무장관이 압도적인 표차이로 대통령에 20일 당선됐다.
6차례 총리를 지낸 라닐 위크레마싱헤 당선인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 임기인 2024년 11월까지 직무를 수행하게 됐다.
그러나 국가부도와 같은 국가 예산관리 실책 등으로 스리랑카 민심이 분열된 상태인 만큼 향후 위크레마싱헤 대통령 당선인의 향후 국정 관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래는 AFP통신이 짚어본 스리랑카의 현 상황에 대한 문답이다.
-스리랑카 상황은 얼마나 안 좋은가 ▶ 유엔은 스리랑카가 식량, 연료, 의약품 부족에 시잘리기 시작하면서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식량계획(WEP)에 따르면 6가구 중 5가구 이상이 음식을 적게 먹고 있으며 학교와 비필수 정부기관들은 출퇴근을 줄이고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몇 주간 휴업중이다.
아주 드물게 휘발유나 디젤을 구할 수 있는 경우 운전자들은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다. 심지어 정부가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석유를 구입할 돈이 없어, 전력 감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적 수치상 스리랑카 인플레이션은 50%를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관광과 해외 송금을 모두 어렵게 만들었는데, 관광과 해외송금이 스리랑카의 주 수입원이었다.
자금줄이 끊긴 스리랑카는 지난 5월19일 국가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를 공식 선언했다.
-위크레마싱헤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상황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 ▶ 친서방 성향의 위크레마싱헤 대통령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와 회담을 시작했고 구제금융이 확보될 때까지 일본, 중국,인도 등 지원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IMF와의 합의가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해 배정한 예산이 수포로 돌아간 탓에 오는 8월까지 2022년 새 예산안을 발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크레마싱헤 대통령은 이달 초 의회에서 “이전 정부의 2022년 예산안에 담긴 자료는 신빙성이 없다”며 “채무 통계도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위크레마싱헤 대통령은 국영 항공사인 스리랑카 항공과 같은 적자 국영기업을 매각하기를 원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스리랑카 항공은 올해 첫 4개월 동안만 거의 7억 달러(9187억 원)의 손실을 입었고 누적 부채는 20억 달러(2조 6250억 원)가 넘는다.
-IMF와의 회담은 어떤 상황인가 ▶ 스리랑카 정당들은 각자 정책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IMF와 현재 진행중인 회담에 대한 지지로 단결 중이다.
위크레마싱헤 대통령은 자신의 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따르고 고통스러운 개혁을 수행할 새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정치인들은 보조금 삭감과 세금 인상을 위한 가혹한 IMF처방에 격렬하게 반대해왔으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은 스리랑카가 단호하게 맞서서 국제 은행과 거래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정치적 위기로 인해 협상이 중단됐었지만, IMF 측은 지난주 스리랑카 내부 불안이 빨리 진정돼 협상을 재개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시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 시위대의 화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는 이달 초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로부터 추방된 시점에 최절정에 달했다. 여전히 시위대는 위크레마싱헤 대통령을 라자팍사 가문의 대리인으로 생각해 반대한다.
실제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 친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스리랑카인민전선(SLPP) 의원들에게 위크레마싱헤를 대통령에 지지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심 이반에 불을 질렀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13일 다시 대규모 시위를 일으켰고 총리 집무실을 점거했다. 이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대통령 권한으로 전국에 국가 비상사태를 발동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위크레마싱헤 대통령을 공직에서 몰아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시위대의 기력이 다했고 대중의 시위대에 대한 지지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투쟁 선두에 선 대학생들이 콜롬보에서 행진 했을 때 경찰 추산 약 1000명 미만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날 있던 투표를 저지하려는 캠페인에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국회를 에워싸는 등의 시위 계획도 흐지부지 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병원 의사는 AFP 통신에 “우리는 투쟁을 지지했지만 라자팍사 가문을 제거한 뒤 투쟁을 계속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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