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 놀랐지만..아버지한테 안 알려"
“증인, 알고 계신 범위 내에서 사실대로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다만 질문에 답하게 되면 본인이나 친인척, 이 사건 같은 경우 특히 아버님(곽상도 전 의원)이 해당될텐데요. 형사처벌 받게 될 우려가 있는 질문에 대해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20일 열린 곽상도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공판에서 재판장이 증인석을 보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을 대신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받은 의혹이 있는 곽 전 의원 아들 곽병채씨가 증인석에 섰다. 곽 전 의원은 피고인석에서 아들을 지켜봤다.
검찰은 병채씨에게 화천대유 입사 경위부터 집중적으로 물었다. 검찰은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병채씨가 전공과 관련 없는 화천대유에 곽 전 의원 부탁으로 입사했고, 병채씨가 받은 퇴직금 역시 곽 전 의원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검찰이 ‘아버지한테 정보를 듣고 입사한 게 아니냐’고 묻자 병채씨는 ‘김만배가 성남에서 개발사업을 하는데 직원을 구한다니 한 번 알아보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또 ‘성남’ ‘도시개발사업’ 등 키워드를 검색해 찾아낸 회사 연락처로 문의해 이력서를 냈다고 했다.
다만 병채씨는 당시 회사명이 ‘화천대유’였다는 기억은 없고, 입사 당시 김씨와 관련된 회사인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가 “일반적이라면 아버지한테 회사 이름, 위치 등을 물었을 것 같은데 그런 과정이 없었던 것인가”라고 재차 묻기도 했다. ‘입사 당시 함께 입사한 사원이 있었나’는 검찰 질문에 병채씨는 “없었다. 저 혼자였다”고 했다.
병채씨는 2021년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은 성과급 및 위로금 성격의 퇴직금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이 ‘당초 5억원으로 예정된 성과급이 10배 오른 상황에 놀라지 않았냐’고 묻자 병채씨는 “놀랐다”면서도 “초과 수익이 나서 다른 임직원들과 성과급 계약을 변경 체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성과급을 받은 사실을 곽 전 의원이나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면서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모님을 위해 사용한 금액’을 묻는 질문에는 “단 1원도 없다”고 했다.
병채씨가 2015년 처음 화천대유를 퇴사했을 때 받은 퇴직금도 이날 재판에서 거론됐다. 병채씨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곽 전 의원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화천대유에서 퇴사했다. 병채씨는 당시 퇴직금이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으나, 검찰은 병채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7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제시했다. 당시 병채씨는 퇴직금과 유사한 규모의 금액을 한 여론조사 업체에 이체했는데, 검찰은 “곽 전 의원 지시를 받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에게 줄 정치자금을 병채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입금하고, 이 자금을 곽 전 의원이 관리한 게 아니냐는 취지이다.
병채씨는 “아버지 지시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여론조사 업체에 돈을 송금한 것은 중간 관리인과 상의해서 한 일일 뿐 곽 전 의원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검찰이 “(2015년)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을 받은 계좌가 2021년 50억원을 받은 계좌랑 동일한가”라고 묻자 병채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 측은 이날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보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판진행 상황을 보고 보석 심문기일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월22일 기소돼 구속기한(6개월) 만료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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