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농성부터 풀라" 압박에 "정부가 풀 문제" 지적도

김도훈 기자 2022. 7. 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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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사태에서 정부는 '제3자'인가, '당사자'인가, 이런 의문이 듭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제3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이 많습니다. 대우조선-산업은행-정부로 이어지는 그 지분 구조 때문입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오늘(20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먼저 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차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 불법 점거 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불법을 해소해달라는 것이 1차적인 정부의 요청이었고…]

그러면서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차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해야 하는 상황인데 노사갈등이 생길 때마다 산업은행이나 정부가 계속 모든 걸 다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하지만 학계와 노동법률가들이 보는 시각은 다릅니다.

정부는 조선업이 기간산업이란 점을 고려해 산업은행을 통해 2015년 이후 공적자금 7조 원을 넘게 투입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윤애림/민주주의법학연구회 박사 : 대우조선해양은 과거에 굉장히 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산업은행에 계열 자회사로 돼 있습니다. 산업은행도 이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 산업은행을 관리하는 건 100% 지분을 가진 정부입니다.

정부가 문제를 풀어야 할 당사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양승훈/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이번 파업사태에 대해서 산업은행의 의사결정은 당연히 정부의 정책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정부의) 분명한 의사결정이 있어야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이번 점거농성과 파업이 일단락되더라도 7년간의 구조조정 동안 열악해진 하청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는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정부가 대우조선 사태를 노사 간의 갈등으로 한정 짓기보다, 기간산업 회복이라는 정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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