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대장동 재판 출석 "아버지 기억이 틀린 것 같다"

"아버지께 사택 제공 말한 적 없어.. 기억 틀린 듯"
"성과급 50억 놀랐다.. 아버지껜 말한 적 없어"

2019년 4월 곽상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곽상도 피고인은 아들인 곽병채씨로부터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화천대유로부터 5억 원을 차용했다'고 들었고, '너희 회사는 돈도 빌려주고 좋다'고 답했다고 했는데요."(검사)

"아버지한테 그렇게 말씀드린 적이 없습니다. (중략) 아버지 기억에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곽병채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인 병채씨가 법정에서 아버지와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사택을 받았다' '아들이 회사에서 돈을 빌렸다'는 내용을 직접 들었다는 곽 전 의원의 주장들을 부인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이준철)는 20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병채씨는 지난해 화천대유 퇴사 당시 성과급으로 50억 원(세전)을 수령했다.

곽 전 의원은 그간 병채씨와 관련해 △화천대유로부터 사택을 제공받고 △전셋집 마련을 위해 화천대유로부터 5억 원을 차용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아들과 직접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채씨는 이날 "직접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병채씨는 2015년 화천대유 입사 당시 곽 전 의원의 입김은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화천대유) 구직 공고가 있다더라'고 툭 던진 사실은 있지만, 이후 회사 정보는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다"며 "입사 당시에는 화천대유라는 명칭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께 회사 이름과 위치를 물어보지 않았나'라는 재판부 질문에도 "아버지와 말을 나누면 갈등이 벌어졌기 때문에 가급적 대화하지 않으려 했다"고 답했다.

병채씨는 50억 원 성과급에 대해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회사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많은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고, 다른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50억 원이나 주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다"며 "성과급 수령은 아버지께도 아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