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확인] 사람 문 반려동물, 안락사 가능하다?

【 앵커멘트 】 얼마전 울산에서 어린이가 개에게 물려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경찰이 이 개를 안락사 시키려 했지만, 검찰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개물림 사고는 해마다 2천 건 넘게 일어나는데, 개가 사람을 물어 다쳤다면 그 개를 안락사를 시킬 수 없는 걸까요? 김태림 기자가 확인해 봤습니다.

【 기자 】 최근 울산에서 개가 8살 어린이를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개 주인은 결국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됐고, 경찰은 사람을 문 개에 대해서 안락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안락사가 가능할까요?

우선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봅니다.

관리를 소홀히 하여 동물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 주인은 과실치상 혹은 과실치사, 이와 반대로 소유주가 있는 동물을 공격하면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개가 사람에게 상해를 입혀서 주인이 입건됐다면 개는 범죄에 사용된 물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범죄에 사용된 물건은 경찰이 압수를 하게 되고,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폐기 처분을 요청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물건에 대한 폐기 여부는 검찰의 판단을 거쳐 결정됩니다.

검찰은 이때 형사소송법 130조, 압수물품에 관한 법령을 살펴보게 되는데요.

'보관의 위험성'이 핵심입니다.

총이나 칼은 위험하다보니 폐기 처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소유주의 동의가 꼭 필요합니다.

울산 반려견 사건의 경우 개에 대한 폐기, 즉 안락사에 대해 견주도 동의를 했습니다.

다만, 검찰은 개를 보관했을 때의 위험성이 확실히 증명돼야 한다고 보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경찰이 개의 위험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하는데 이 개의 공격성 등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람을 문 개를 안락사시키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안락사에 대한 확실한 법률적 근거는 없습니다.

안락사가 가능하다는 말은 '절반의 사실'로 볼 수 있습니다.

압수물 규정을 개에게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법률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를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사실확인 김태림입니다. [goblyn.mik@mbn.co.kr]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송지수·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