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촌(村)인가요?"..서울택시·대전택시 비교해보니
타지 이용객이 다수 이용하는 택시 특성상, 대전시 이미지와 브랜드에도 타격
미국 뉴욕택시는 뒷좌석 카드 결제 도입 이후 1년 만에 수익 13% 증가
"카드를 드려야 하나요?"
이따금 대전에서 택시를 타면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서울은 행선지에 도착해 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앞좌석 사이 콘솔박스 위 단말기에 갖다 대는 '직접 결제'에 익숙해 있는데, 대전 택시는 이 시스템이 없어 생기는 불편한 현상이다. 가끔 대전에 들려 택시를 탈 경우 뒷좌석 결제시스템의 부재를 까먹고 있다 행선지에 도착해서야 허둥지둥 대기 일쑤다.
대체적으로 모든 길에는 자동차가 달리다 보니, 하차할 경우 신속한 결제를 위해 서둘러 택시 기사에게 카드를 건내려 노력한다. 하지만 갑자기 카드를 꺼내려다 떨어트리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는 기사분과 서로 손이 엇갈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결제 승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느낌도 받는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뒤쪽에선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차량들의 경적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진다.
대전 택시의 뒷좌석 결제시스템 부재를 인지하지 못한 잘못에 기사분과 뒷 차량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해보지만, 어딘가 억울한 마음도 울컥한다. 코로나 시국에 카드를 주고받는 행위가 불필요한 접촉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선 '괴리감'마저 든다.
"광역시 대전도 아직 시골이구나"라는 말이 툭 내뱉어지는 순간이다.
서울택시와 비교할 때 시스템 체계가 낙후돼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이미 15년째 시행중인 뒷좌석 결제가 대전에는 없다는 게 대전시민으로서는 자존심도 상한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버스와 택시의 이용편의를 위해 운송사업개선명령 중 '택시카드결제기 장착 및 위치설정' 을 지정해 뒷좌석에 카드단말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모든 택시 뒷좌석에 의무적으로 카드단말기를 설치하도록 했으며, 미설치시 120만 원의 과징금을 부여한다.
서울시는 뒷좌석 카드단말기 설치를 도입한 이유로 승객의 편의성을 들었다.
실제 미국은 '뒷좌석 카드 결제시스템'을 택시 업계의 성공 사례로 꼽기도 했다.
뉴욕은 서울과 같은 해인 지난 2007년 카드 결제를 의무화했는데, 도입 후 1년 만에 수익이 13%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은 다른 도시의 택시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카드를 운전기사에게 건네줘야 하지만, 뉴욕은 '뒷자리에서 고객이 직접 카드를 긁을 수 있다는 점' 등의 '고객 친화적 시스템'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사용돼왔고, 정착돼온 뒷좌석 카드결제시스템의 부재는 고객 편의도 편의지만 '대전시 이미지와 브랜드 제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전은 엑스포라는 국제행사가 터닝포인트가 됐고, 과학도시, 수도권과 가장 인접해있는 지방광역시란 점에서 기대되는 이미지와는 차이가 느껴질 개연성이 크다.
오는 10월에는 UCLG 세계총회도 대전에서 열린다. 세계 지방정부들이 모이는 국제행사로 대전시는 엑스포 이후 '시 브랜드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함이 대전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 민선 7기 대전시는 예산을 이유로 도입에 유보적 입장을 취해왔지만, 시 브랜드 제고에 상당한 예산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효용성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함께 동행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카드를 주고 받아야만 하는 모습이 낯설다"며 "고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대도시인 대전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국제행사를 통해 성장한 대전이고, 첨단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란 이미지와는 분명 차이가 느껴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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