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예산 부담' 핑계만.. 대전시 '택시 뒷좌석 결제' 왜 안하나
서울·대구 등 이미 체계 구축.. '늑장행정' 비판 거세
대전시가 시민 편의와 안전을 위한 이른바 '택시 뒷좌석 결제시스템' 도입에 수년째 뒷짐만 지고 있다. '예산 부담'과 '앱 미터기 운영'이 그 이유다.
그러나 3년째 운운하고 있는 '앱 미터기'는 도입 시기조차 예상치 못하고 있으며, 10억 원이라는 설치비 '예산 부담'은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감안하면 '명분을 위한 명분'이란 지적이다.
이러는 사이 서울에서는 '뒷자리 결제시스템'을 의무화한 것은 물론 '앱 미터기'를 장착하기 시작했고, 대구에서는 최근 뒷자리에서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대전시의 늑장행정이 시민들에게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다.
택시 뒷자리 시스템이란 운전자와 일일이 카드를 주고 받지 않고 콘솔박스에 부착된 터치패드를 통해 직접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접촉이나 공중보건 측면에서 효과적인 것은 물론 시민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대시민 행정서비스 차원에서 주목됐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택시 뒷자리 시스템을 도입, 모든 택시에 장착을 의무화했다. 대전시의 경우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당시 대전시는 시스템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와 뒷좌석 결제시스템을 추진했으나, 설치비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 이후 현재까지 언제 도입될 지도 모를 '스마트 결제시스템'만 쳐다보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향후 스마트폰의 GPS를 이용해 거리 산정과 요금 부과가 이뤄지는 '앱 미터기'가 도입되면 이후 뒷좌석 결제 패드 도입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대전지역 택시 1-2대에서 앱 미터기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시기는 모르지만 전국적인 추세로 보면 대전도 도입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뒷좌석 결제 패드 도입을 고민해 보겠다. 지금 자체적으로 단말기를 교체했다간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전지역 택시 앞자리에 부착된 단말기는 앱 미터기와 호환되지 않아 추후 도입을 위해선 단말기 교체가 필수적이다. 향후 앱 미터기가 도입될 경우 업체 및 운전사와 단말기 설치 비용 분담을 협의하면 당초보다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이렇게 대전시가 예산 부담과 앱 미터기 도입을 놓고 수년째 공전하는 사이, 이미 서울·대구 등에서는 뒷좌석에서도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고 있다.
서울시는 15년 전인 2007년부터 택시에 뒷자리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만400여 대에 '앱 미터기'를 추가 설치했다.
대구시는 1만5000여 대의 택시 중 20일 현재 2183여 대에 뒷자리에서 터치패드로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결제시스템'을 장착했고, 오는 9월부터 남은 택시에 순차적으로 장착키로 했다.
대전시는 현재까지 '뒷자리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예산 부담을 꼽고 있다. 업체가 무료로 단말기를 설치해준 서울과 달리 자체 재원으로 설치비 등을 투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지역 택시는 이날 기준 총 8650대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택시에 뒷좌석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은 9억-10억 원, 이후 시스템 이용료는 연간 3억 원이 소요된다.
대전시민 100만 명이 이용하는 지역화폐 '온통대전'은 연간 2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대전지역 택시 1대당 이용자는 168명이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한 달 간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매월 140만 명을 상회한다.
대전시는 대전지역 전체 인구에 달하는 한 달 이용객이 매번 운전사와 접촉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10억 원이 부담된다며 수년째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이같은 대전시의 교통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전시의 전향적인 정책 선회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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