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압박 강화 서방 맞서.. 푸틴, 이란 찾아 反美 연대 과시

이종민 2022. 7. 2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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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방문을 통해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과 서방에 맞서 강온전략을 구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3자 정상회의 및 양자 개별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메네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하고 양국은 장기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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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이란·튀르키예 정상회담
푸틴 "전쟁 비극이지만 서방이 반격 자초"
하메네이 "서방 속임수 늘 경계해야"
러,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가동 재개
"가스터빈 반환 안 돼 절반 줄일 수도"
가스 공급 축소 경고.. '강온전략' 구사
시리아 두고 러·이란 vs 튀르키예 이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방문을 통해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과 서방에 맞서 강온전략을 구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3자 정상회의 및 양자 개별 정상회담을 가졌다. 3국 정상회의는 2017년 카타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시작돼 ‘아스타나 포맷’으로 불리며, 시리아의 영토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3국의 공동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계속 협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국제콘퍼런스센터에서 시리아 문제를 논의한 제7차 아스타나 평화프로세스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세 대통령은 성명에서 모든 형태와 표현으로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해 계속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시리아 분쟁에는 군사적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테헤란=타스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이란 방문을 통해 독자 외교공간을 과시했다. 러시아·이란 양자 회담에서는 반미 연대가 부각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도 만났다.

하메네이는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늘 경계해야 하고 양국은 장기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전쟁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서민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큰 비극이지만 서방의 행보는 우리로 하여금 반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이란의 확고한 지지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점검을 이유로 가동이 중단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예정대로 재가동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서방에 수리를 맡긴 가스터빈이 제때 반환되지 않고 있어 가스 공급량이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튀르키예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작동하던 터빈 2대가 하루 6000만㎥를 수송했다. 터빈 한 대가 돌아오지 않으면 3000만㎥가 된다”고 말했다. 일일 공급량 3000만㎥는 노르트스트림-1 최대 용량의 5분의 1 수준에 달한다. 푸틴 대통령은 터빈 수리가 지연된 것은 서방의 제재 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앞서 가스프롬은 캐나다 지멘스에너지에 터빈 수리를 맡겼지만, 대러시아 제재에 발이 묶여 터빈을 다시 전달받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 봉쇄로 수출이 중단된 우크라이나산 밀 등 곡물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협력할 뜻을 밝히면서도 러시아산 곡물 수출에 대한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번 3국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3국이 이견을 드러냈다. 2011년 이후 10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문제에서 러시아·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튀르키예는 시리아 서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반군을 지원하는 만큼 입장차는 여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 30㎞ 규모의 안전지대를 조성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인 쿠르드민병대(YPG)의 작전을 저지할 군사활동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말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자 과거 소련 구성원이 아닌 나라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동 순방 직후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이종민·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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