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확 바뀐' 롯데백 본점의 3대 전략 ①MZ세대 ②프리미엄 ③수입산
남녀패션관은 해외패션관으로.. 매출 3배 뛰어
MZ세대 인기 공간으로 탈바꿈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으로 이어진 서울 중구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은 최근 몰라보게 바뀌었다. 행사 이벤트가 진행되던 매대와 개방형 매장들로 산만해 보였던 과거와 달리 조말론, 이솝, 바이레도, 트루동, 메종마르지엘라, 르라보 등 젊은 세대에게 인기 높은 향수 브랜드들이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매장에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창 진행 중인 본점 리뉴얼의 한 단면이다.
지난해 3월부터 롯데백화점 본점은 1979년 개점 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 본관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 특화 매장인 에비뉴엘과 젊은 세대 타깃의 영플라자까지 전층에 걸친 대공사다.
'쇼핑1번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37년 연속 매출 1위도
롯데백화점 본점은 '쇼핑 1번지'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서울의 백화점이었다. 국내 최대 중심상업지구이자 관광특구에 위치해 명동 일대를 메가 쇼핑 타운으로 키운 산파 역할을 주도하면서 1980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①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고, ②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게 백화점 매출 순위 1위를 빼앗긴 데 이어 ③2020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명동 상권 침체 타격을 함께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의 대대적 리뉴얼을 통해 명동을 넘어 강북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백화점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미 고령층에 접어든 기존 고객뿐 아니라 프리미엄 상품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MZ세대를 새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다.
남녀패션→남녀 '해외' 패션으로...매출 급증
변화의 핵심은 해외패션, 컨템포러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의 확대다. 기존 본점의 '남녀패션관'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포함해 '해외패션관'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7월 젊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톰포드, 발렌시아가 등이 오픈한 이후 남성해외패션관 매출은 1년 동안 전년 대비 2배 이상 크게 올랐고, 디올 남성 전문매장까지 입점한 올해 3월부터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매출이 오르고 있다.
여성패션관도 기존 2~4층에 섞여있던 다양한 패션관을 재정비해 지난달 30일에 2층에 여성해외패션관을 오픈했다. 마르니, 셀린느, 메종마르지엘라 등이 입점하면서 리뉴얼 후 지난달 30일부터 7월 17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밖에도 해외슈즈관, 골프관, 니치퍼퓸관 등 모든 상품군에 걸쳐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본점 내부 인테리어도 '절제된 우아함'을 주제로 크게 바뀌고 있다. 국내에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설계를 맡았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인테리어 자문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존의 개방형 매장과 달리 각 브랜드를 독립된 공간의 박스형 매장으로 바꾸고, 조명도 새롭게 배치해 혼자만의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의 복잡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심플하고 통일된 환경을 구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의 카페 입점도... MZ세대 놀이터로
MZ세대에게도 새로운 공간을 무기로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본점 에비뉴엘 9층에 오픈한 대형 미디어 아트전시관 '그라운드 시소 명동'도 주말마다 티켓 매진을 기록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플'로 크게 인기다.
백화점 층마다 기존의 프랜차이즈형 카페가 아닌, 전문적이고 MZ세대에게 인기있는 다양한 주제의 카페를 유치하기도 했다. 독일의 스페셜티 커피로 유명한 보난자 커피가 본점 3층 여성패션관에 국내 최초로 입점했고, 명품 시계 브랜드인 IWC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카페인 빅파일럿바도 5층 남성해외패션관에 자리를 잡았다.
김재범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본점은 단순 유통 시설을 넘어 우리나라 백화점의 과거이자 현재인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미래"라며 "남은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그에 걸맞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강북 상권을 대표하는 최고급 백화점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solu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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