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물테마파크 부정청탁'혐의 대명그룹 장녀에 징역 8개월 구형

편의 대가로 사업 예정지 이장에 2750만원 준 혐의
검찰 "모든 과정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검찰이 사업 예정지 마을 이장에게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의 장녀 서경선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이사(43)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0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강민수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서 대표이사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내이사 서모씨(51)에게 징역 6개월,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이장 정모씨(52)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현재 세 피고인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추진에 유리한 쪽으로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2019년 5월29일부터 2020년 4월14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750만원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 대표이사의 지시를 받은 서씨가 정씨에게 직접 50만원짜리 수표 20장을 건네거나 정씨 아들 명의의 계좌로 300만원, 500만원을 송금하는가 하면, 정씨가 피소될 때마다 400만원, 550만원의 변호사 수임료를 대납해 주는 식이었다. 당시 이들은 차용증도 쓰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2019년 7월26일 마을회의 공식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주민 동의 절차 없이 7억원의 마을발전기금 조성을 조건으로 사업에 동의하는 내용의 '지역상생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모든 과정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세 피고인에게 모두 징역형을 구형한 배경을 밝혔다.

서 대표이사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사업자와 사업 예정지 마을 이장 사이에 돈이 오간 부분이 어떤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과연 부정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히 "당시 정씨가 사업에 찬성하고 있었던 것은 주민 모두가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며 "피고인이 부정청탁을 할 이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이사는 최후 진술에서 "생활고를 겪고 있던 정씨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줬을 뿐인데 당시 깊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했다.

선고는 9월21일 오전 10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