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끊은 창경궁~종묘 궁궐 담장, 90년 만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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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때 훼손됐던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 담장과 숲이 90년 만에 복원됐다.
서울시는 20일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 복원사업'을 완료하고 일제시대 이전 모습으로 복원한 '궁궐 담장길'을 22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복원 사업은 크게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 선형 복원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 녹지대로 연결 △궁궐담장길(340m) 조성 등으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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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12년 만에 완공
이달 22일부터 시민에 개방
일제시대 때 훼손됐던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 담장과 숲이 90년 만에 복원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2기 때인 2011년 시작했던 사업이 12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서울시는 20일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 복원사업'을 완료하고 일제시대 이전 모습으로 복원한 '궁궐 담장길'을 22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종묘와 창경궁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조선총독부가 1932년 담장을 허물고 숲을 파헤친 뒤, 흙을 양옆으로 쌓아올려 도로를 내면서 끊겼다. 명분은 도로 신설과 확장이었지만, 풍수지리상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는 '주맥'을 끊겠다는 게 일제의 의도였다.
시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당시 완공 목표 시점은 2013년 12월이었다. 하지만 복원사업 진행 도중 담장 유구(기초석)와 청화백자, 분청사기 접시 파편 등 18점의 문화재가 발견됐다. 이 때문에 20차례 현상변경신청회의를 여는 등 사업이 계속 지연됐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오 시장이 시정에 복귀한 뒤 다시 속도를 내 이번에 마무리됐다.
복원 사업은 크게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 선형 복원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 녹지대로 연결 △궁궐담장길(340m) 조성 등으로 추진됐다. 먼저 궁궐담장은 원형이 남아 있는 주변 담장형식을 토대로 했다. 1907년 제작된 '동궐도'와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 등 관련 자료를 참고했다. 시 관계자는 "공사 중 발굴한 종묘 석재와 기초석을 담장 재료로 30% 이상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도 복원됐다. '종묘의궤'와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통해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월근문을 참고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녹지대에는 창경궁과 종묘 수림에 분포된 참나무류와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우리나라 고유 수종을 심어 다층구조의 숲을 완성했다.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는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녹지대를 만들었다. 궁궐담장길은 돈화문 앞에서 창경궁 내부를 지나 원남동사거리까지 환경 황토 콘크리트로 포장해, 궁궐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지도록 했다.
사업은 마무리됐지만, 당분간 일반 시민들은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창경궁은 자유관람이지만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는 예약을 통한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 관람체계로 재편이 필요하다. 궁궐담장길에 매표소를 설치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 등도 갖춰야 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하나의 입장권으로 종묘와 창경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협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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