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3배 폭등 이후..英지자체 "우리 지역에 원전 지어달라"
러 천연가스 공급중단 위협에
결국 원전 대대적 건설 추진
그레이트렉스 英원자력협회장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
"한국의 탈원전 폐기 잘했다"
◆ 에너지 효율이 답이다 ④ ◆
그러던 영국이 올 들어 에너지 정책 기조를 180도 뒤집었다. '탈원전'을 선언하지만 않았을 뿐, 비중을 줄이던 원전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지난 4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8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에너지안보가 위협받는 데다, 원전 없이는 에너지 공급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풍력발전의 간헐성 문제가 불거진 점이 결정적이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풍력발전을 대폭 늘렸지만 지난해부터 풍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면서 발전량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다.
영국의 발전원별 발전 비중(2020년 기준)을 보면 가스가 35.7%로 가장 많다. 그다음 풍력·태양광 28.4%, 원전 16.1%, 기타 재생에너지 12.6% 순이다. 석탄은 1.8%에 불과하다. 1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추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2019년 대비 가스는 5%포인트, 원전은 1.3%포인트, 석탄은 0.3%포인트 감소한 반면 풍력·태양광은 4.8%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교민 A씨는 "전기요금이 작년 이맘때 130~150파운드(3인 가구 기준)였는데, 지금은 400파운드(약 62만원) 이상 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1년 새 전기요금이 3배가량 폭등하자 영국 국민들의 반발과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많아지는 겨울철 전후로 전기요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지금 영국이 겪고 있는 에너지 위기는 신재생발전 과속에 따른 극단적인 전력 구성(에너지믹스)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수년간 신재생발전을 빠르게 늘려왔다는 점에서 한국도 영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도 이와 유사한 에너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레이트렉스 회장은 이와 관련해 "영국이 고민했듯 한국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계획을 사전에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전을 토대로 한 에너지믹스도 필수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말한다. 영국처럼 한국도 가스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원전 위주의 에너지믹스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북한과 분단돼 있어 사실상 섬나라와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주변국과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는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다. 즉, 자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원전을 통해 에너지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현지 원전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정부가 탈원전 백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빌바오 이 레온 사무총장은 "윤석열정부의 탈원전 백지화 정책은 에너지 공급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런던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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