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아껴써달라" EU의 호소

러시아産 공급 차단 대비하려
사용량 15% 자발적 감축 제안

러시아의 노골적인 에너지 무기화에 유럽연합(EU)이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다음달부터 자발적으로 천연가스 사용량의 15%를 감축하는 방안을 20일 공개한다.

'안전한 겨울을 위해 가스를 절약하라'라는 이름의 이 계획은 자발적 감축이 불충분할 경우 강제 조치로 이어진다는 내용도 있다고 블룸버그가 해당 사안을 잘 알고 있는 3명의 EU 외교관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EU 집행위가 가스 사용을 줄이는 기업을 위한 재정적 유인을 도입한다고 보도했다. 업계와 발전소가 천연가스에서 다른 연료로 에너지 전환을 장려하기 위한 국가 보조금 등을 담은 수요 감축 방안을 마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U는 또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과 관련해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비롯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겨울에 에너지 문제가 심해질 경우 EU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1.5% 감소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점검을 이유로 가동이 중단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재가동하겠다면서도, 공급량 축소 가능성을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튀르키예 정상과 회담한 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늘 책임을 다해왔다"며 "앞으로도 모든 책임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은 지난 11일부터 정기 점검이 진행되고 있는데, 러시아가 자국을 향한 국제 제재 해제를 압박하기 위해 21일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 수리를 맡긴 파이프라인 가스터빈이 제때 반환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급량이 축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스프롬은 지난달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기존의 40%로 줄였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