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기 온상'된 충북 오송역세권..지번 하나에 6개 조립식 건물

최영규 2022. 7. 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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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주변 추가 개발지에 대한 투기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올 들어 보상을 노린 조립식 건물 신축과 토지 분할이 급증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시행사가 예측한 건물과 수목 등 지장물에 대한 보상액은 30억원 정도.

하지만 불과 반 년 사이에 조립식 건물 50여채가 들어서 지장물 보상액이 당초보다 2배 증가한 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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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토지 분할로 소유주 1명→8명...지장물 보상액 당초보다 2배 ↑

충북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에 지어진 조립식 건물(일명 벌집). / 청주=최영규 기자

[더팩트 | 청주=최영규 기자] 충북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주변 추가 개발지에 대한 투기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올 들어 보상을 노린 조립식 건물 신축과 토지 분할이 급증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은 2023년 말까지 2337억원을 들여 흥덕구 오송읍 일원 70만6000㎡에 주거시설과 상업·유통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시행사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역세권 주변 토지 6만 6000㎡ 추가 매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궁평리와 봉산리, 오송리 등 토지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고 실시설계 변경 인허가는 8, 9월쯤 나올 예정이다.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 도시관리계획 결정도

당시 시행사가 예측한 건물과 수목 등 지장물에 대한 보상액은 30억원 정도. 하지만 불과 반 년 사이에 조립식 건물 50여채가 들어서 지장물 보상액이 당초보다 2배 증가한 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더팩트>가 20일 추가 개발지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조립식 건축물 54건이 지어졌다. 대부분 올 1월부터 7월 사이에 건축됐으며 지번 하나당 보통 2, 3건물, 많게는 6개의 건물이 들어섰다.

건물 소유자의 60%는 지역민이었고 40%는 외지인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대전, 경기도 등 지역도 다양했다.

충북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에 지어진 조립식건물(일명 벌집). 대부분 올 1월부터 7월 사이에 지어졌다./ 청주=최영규 기자

시행사가 편입 부지에 대한 주민동의서를 받은 시점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 절반이 넘는 건축주들은 올해 초 건축신고를 하고 3개월 뒤 사용승인을 받았다. 2016년과 2019년도에 건축허가를 받은 소유주들도 올 봄에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미 개발계획이 확정된 뒤에 건축물을 지어 보상을 목적으로 건축했다는 의혹이 가는 대목이다. 문제는 인허가 고시 전에 이뤄진 건축행위이기 때문에 투기 목적 유무와 상관없이 보상을 100% 해줘야 하고 현행 규정 상 이런 투기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오송읍 관계자는 "건축신고를 하면 고시 이후에도 건축은 가능하고 다만 신고 후 1년 동안 착공을 안하면 실효가 된다"며 "하지만 착공을 한 뒤에는 공사기간이 길어져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오송역세권개발지역 등기부등본.지번 하나당 보통 2, 3건물, 많게는 6개의 건물이 등재돼 있다./ 청주=최영규 기자

다음 달 개발구역 지정 절차가 진행되는 오송2역세권 개발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명이 소유했던 토지들은 이미 여러명의 소유주로 분할됐다.

개발 소문이 돌았던 지난해 1차 분할이 이뤄지고 올 봄에 또 다시 2차 분할이 진행돼 6명에서 8명까지 소유주가 늘었다. 개발 소문이 돌자 기획부동산들이 분할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마을 주민은 "여기도 역세권 개발이 된다고 하고 땅을 분할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부동산업자가 말해서 여러사람이 분할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개발 호재가 있다고 하면 먼저 토지를 분할해 개발조합원 수를 늘려 협상력을 높이고 그 땅에 임시건축물을 여러채 지어 지장물 보상금을 받는 것이 투기 수순처럼 되어있다"며 :하지만 지자체나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투기를 막을 제재 법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선량한 원주민들까지 피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andrei7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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