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코로나 활보중..'앞으로 4일'이 위험하다

김정석 2022. 7. 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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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내로 완화했던 PCR검사
재유행에 '하루'로 줄였지만
25일 이후에나 적용돼 논란
나흘간은 방역 블랙아웃인 셈
K팝 구경온 외국인 팬들 급증
숨은 감염자에 호텔업계 긴장
최근 두바이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김 모씨(66)는 정부가 아무런 방역 지침을 내리지 않아 혼동을 느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격리 조치는커녕 아무런 안내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입국 후 3일 안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으라고 했지만 그동안 누구를 만나든 아무런 통제가 없어 "이래도 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김씨는 "유럽은 일주일 동안 수백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데 친구와 가족을 만나도 될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해외 입국자의 코로나19 확진은 하루 429건에 달해 지난 2월 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해외 유입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해외 입국자는 현행 방역 지침에 따라 입국 후 3일 안으로만 PCR 검사를 받으면 된다. 사흘 동안 어떠한 조치도 없는 셈이다. 해외 입국자 방역에 빨간불이 켜지자 방역당국은 서둘러 오는 25일부터 PCR 검사 기한을 사흘에서 하루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 조치가 시행되기 전인 나흘 동안은 사실상 '방역 블랙아웃'인 셈이다.

코로나19 해외 유입자가 늘자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숙박 업계가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동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가운데 하나였는데 해외 입국자 감염이 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여름휴가철을 맞아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고객을 많이 유치해야 하는데 불안한 감염 통제가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투숙객이 코로나19 확진인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기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 국내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 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공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어렵게 콘서트가 재개되면서 해외 팬들이 적극적으로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 팬이 많은 슈퍼주니어의 경우 지난 15~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3년 만에 대면 콘서트를 열었다. 당시 관광 입국자들은 PCR 검사를 3일 안으로만 받으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 입국자의 방역 지침 완화 후 첫째주(6월 8~14일) 해외 유입 확진자는 446명에 그쳤지만, 그 뒤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로부터 5주일이 흐른 지난 7월 13~19일에는 해외 유입 확진자가 2290명까지 폭증했다. 케이팝 스타의 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관광객들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큰 이유다. 외국계 호텔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슈퍼주니어 콘서트나 다음주로 예정된 NCT 콘서트를 위해 투숙하는 아시아 여행객이 많다"며 "이들이 검사 전에 콘서트장을 찾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중국 제외)에서 입국한 확진자는 전체 해외 확진자 가운데 48.7%를 차지한다.

방역당국은 방역 지침 강화가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 정책 전환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주심 중앙방역대책본부 해외출입국관리팀장은 "검역 정책 변동은 각국 재외공관, 여행사, 항공사 등 관계기관과 입국자에 대한 안내와 준비가 필요해 다소 여유를 두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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