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지주, 상반기 실적도 '역대급'.."이자장사 비난 여전"

전선형 2022. 7. 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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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4.3조 순익·상반기 9조 수준 전망
비은행계 부진 속 은행들 이자마진 누려
"정부·정치권, 고통분담 요구 커질 듯"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9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계열들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은행이 이자마진으로 큰 수익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을 낸 금융지주에게 앞으로 정치권 및 정부의 고통분담 요구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에만 9조 수준 순익 내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2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애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이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지배주주순이익)은 4조325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4조1258억원과 비교해 4.8%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4조5951억원으로, 2분기 예상치를 단순 합산하면 8조9203억원으로 9조원에 근접한다. 역대 최대치 순익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8조904억원 보다도 많다.

각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2741억원으로, 상반기 실적은 2조7272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0.2%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1조2917억원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상반기 실적은 전년동기보다 10.1% 증가한 2조6921억원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반기 실적 경쟁에서는 KB금융이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2019년과 2020년 상반기에는 신한금융이 실적이 많았다.

우리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8503억원으로 전년 보다 12.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실적은 1조7345억원이다.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순익 전망치는 9091억원으로, 상반기 1조8113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들이 2분기 큰 수익을 낸 건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이자수익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이들의 2분기 이자수익은 전년보다 20~30% 수준이 증가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이유로 대출이자를 급격하게 올려 왔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ㆍ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상품의 금리는 18일 기준 4.04∼6.22%로 지난해(2.35∼4.04%)보다 1.7~2.2%포인트가량 올랐다. 올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올랐는데, 이보다도 높다.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올리고, 대출금리는 그보다 더 많이 올리며 이자마진을 챙긴 것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5bp(0.05%포인트) 이상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순이자이익은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이어 연내 2~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는 NIM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금리 올리며 이자 수익 누려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되고 있으나, 금융지주들은 크게 웃지 못하고 있다. 이자마진을 통해 순익을 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금융지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은행들이 나서서 취약 차주들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장 정부는 올해 9월말 종료되는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에 대해 ‘은행들이 책임지고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90% 이상을 은행차원에서 재연장해주라는 것이다. 5대 은행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실적’은 168조원에 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 등에서 ‘이자수익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금융사들이 최대 실적이 났어도 ‘사상최대’란 말을 쓰지 않고 있는다”며 “물가도 너무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 부담이 커지는 등 예민해진 시기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최대한 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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