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학생 부모가 '탄원서 전화' 돌렸다는 건 거짓 뉴스".. 인하대 전문 로펌 선임

"피해 학생, 재학생 상대 2차 가해 모두 형사고발 예정"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고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인하대 1학년생 A(20·가운데)씨가 지난 17일 오후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최근 캠퍼스 내에 성폭행·사망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학교 측이 전문 로펌을 선임하겠다고 20일 알렸다.

인하대 측은 이날 “최근 성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피해자와 재학생 개개인에 대한 인격 모욕,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및 도용, 악성 루머 유포 등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피해자와 재학생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관계자는 “‘가해학생이 탄원서를 돌리고 있다’, ‘가해학생 친구들도 공범’이라는 등 거짓 뉴스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은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하대는 “교내 감사팀과 사이버대응팀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고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로펌과 함께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학 내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후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학년 남학생 A(20)씨의 부모가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선처 탄원서를 부탁하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 상에서 제기됐다.

지난 1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선처 탄원서를 써달라고 (가해자) 부모에게 계속 연락이 오는데 받아야 하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나 말고도 여러 명이 연락 받았다. 한 번만 살려달라고 선처 탄원서를 부탁 받았는데 진심으로 고민된다”면서 “울고 불며 한 번만 살려달라고 하는 데 몇 명은 이미 썼다고 그러네”라고 주장했다.

이어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구들에게 다 연락한 것 같다. 이미 몇 명은 좀 불쌍하다고 써준다고 하는데 은근히 압박이 들어온다”며 “차단해도 과 동기나 가해자를 아는 사람들이 '그래도 불쌍한데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연락을 계속한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상에 퍼지며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A씨는 15일 새벽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학 건물에서 같은 학교 학생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3시49분쯤 한 행인에 의해 발견된 B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에 이송됐고, 같은 날 오전 7시쯤 사망했다.

B씨는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해당 건물 3층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피해자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가, 현장에 두고 간 휴대전화로 인해 당일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지난 19일에는 B씨가 건물에서 추락한 뒤 1시간 이상 방치됐다가 숨졌다는 사실이 전해져 또다시 공분이 일었다. A씨가 도주하지 않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더라면 B씨를 살릴 수도 있었단 지적이 나온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고의로 밀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일단 A씨에게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지 등을 두고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이르면 오는 22일 A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하대 측은 A씨가 소속된 대학장에게 A씨의 징계를 의뢰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대학 측이 A씨에 대한 최고 징계인 ‘퇴학’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이날 “조만간 대학 상벌위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규정상 징계 대상자에게 소명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에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