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못 본 척" "우리가 받는 돈으로 살 수 있나"..울분 토한 학내 노동자들

김동환 2022. 7.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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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처우 문제와 같은 일들이 이들 학교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의 다른 주요 대학에서도 똑같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지난달 15일 학교 측과 처우 문제 중 일부 사안에 잠정 합의를 이뤘으며,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카이스트 노동자들과 연대하고자 결의대회에 참석해 "다른 조합원들을 열심히 돕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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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고려대 기점으로 본격 알려진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처우 문제
카이스트 서울캠퍼스에서는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 열려
서울 시내 주요 대학 노동자들 잇따라 목소리..카이스트 노동자에 연대 표시도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KAIST(카이스트)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대학 사업장 청소노동자들의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서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이 모여 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처우 문제와 같은 일들이 이들 학교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의 다른 주요 대학에서도 똑같이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온 두 학교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가 언론을 통해 드러난 뒤, 연세대에서는 동문 법률가들과 국회의원들이 나서 원청인 학교 측에 사태 수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기에 더해 20일 서울 동대문구 KAIST(카이스트)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대학 사업장 청소노동자들의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다른 주요 대학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모인 자리였다.

마이크를 잡은 첫 번째 발언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동덕여대 분회장 A씨였다. 이 학교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지난달 15일 학교 측과 처우 문제 중 일부 사안에 잠정 합의를 이뤘으며,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카이스트 노동자들과 연대하고자 결의대회에 참석해 “다른 조합원들을 열심히 돕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이화여대 분회장 B씨는 “최저임금 9160원은 그 액수만 받으라는 게 아니라 그 이하로 주면 안 된다는 소리”라고 강조했고, 연세대에서는 재학생의 소송 건으로 변호사들과 면담을 위해 불참한 김현옥 분회장 대신 부분회장 C씨가 나와 “내일도 우리는 집회를 연다”고 지속 투쟁 의지를 다졌다.

서울 동대문구 KAIST(카이스트) 서울캠퍼스 건물 내에 붙은 ‘카이스트가 사용자다, 생활임금 보장하라’는 메시지.
 
인덕대 부분회장 D씨는 “카이스트 노동자들이 시급 9020원을 받는다는데 이는 최저임금 9160원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며, 인덕대 노동자들이 받는 시급 9390원과의 차액 370원에 노동자들의 요구 인상폭 400원을 더한 770원을 카이스트 노동자들이 반드시 더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숙명여대에서 나온 참가자는 “총장은 우리를 봐도 못 본 척한다”며 “힘을 내서 열심히 투쟁하면 이길 것”이라고 말했고, 덕성여대 분회장은 “저희 학교는 적립금이 없어서 동결이라고 하는데, 임금을 못 올려줘서 미안하니 방법을 마련해보자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지적했다.

동덕여대처럼 학교 측과 노동자들의 요구 사안에 대해 일부 잠정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홍익대에서는 부분회장이 나와 “최저시급에서 30원을 더해 합의를 이뤘다”며 “6명 퇴직자 중 4명에 대해서만 충원을 받았다”는 말로 실제 알려진 것과 다소 다른 일이 있었던 점을 부각해 학교 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인재 발굴도 중요하지만 노동자 구성원들에게도 신경 써달라고 발언한 성신여대 분회장에 이어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문정숙 카이스트 분회장은 “사무실에 있는 그분들의 (최저임금도 못 미치는 액수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분들은 우리가 받는 그 돈으로 살 수 있을까”라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허리띠도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카이스트의 청소·경비노동자들은 현재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시간당 9020원을 받고 있다.

각 학교에서 모인 노동자들은 결의대회가 끝난 후 ‘카이스트가 사용자다, 생활임금 보장하라’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카이스트 측 담당 부서가 있는 건물 복도에 붙인 후 해산했다.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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