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채용 청탁 논란 권성동, 엿새만에 사과한 까닭은

서영지 2022. 7.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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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지인 아들을 대통령실에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말한 지 엿새 만에 고개를 숙였다.

2030세대를 포함한 당 안팎의 뭇매를 맞아 입지마저 휘청한 끝에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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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도 "법사위원장 안 맡아" 물러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지인 아들을 대통령실에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말한 지 엿새 만에 고개를 숙였다. 2030세대를 포함한 당 안팎의 뭇매를 맞아 입지마저 휘청한 끝에 자세를 낮췄다.

권 대행은 20일 페이스북에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 소위 ‘사적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었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지난 15일 자신이 추천한 지역구(강원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 우아무개(32)씨가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근무하는 사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높은 자리도 아니고 행정요원 9급으로 들어갔다” “(장 의원에게)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강릉 촌놈이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다만 이날도 “선출직 공직자 비서실의 별정직 채용은 일반 공무원 채용과는 본질이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채용 논란에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했던 권 대행이 고개를 숙인 것은 당 안팎의 여론이 심상찮은 탓이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었고, 당 안에서도 자질을 문제 삼으며 권 대행 체제를 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다음 당 대표를 노리는 김기현 의원은 “당내 여러 어려운 사정 때문에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아니냐”고 말했고, 중진인 정우택 의원도 “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품격에 맞는 발언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요즘 9급 공무원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입지마저 흔들리자 권 대행 주변에서는 사과하고 이 문제를 정리하고 가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많았다고 한다. 한 재선 의원은 “권 대행이 무슨 의도로 말하는진 알겠지만, 발언만 봤을 때는 대표가 무슨 저런 말을 하느냐고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사과하고 이 문제를 정리하고 가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권 대행을 공개 비판했던 장제원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면서 전날에 이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은 3선 의원들이 돌아가며 하는 건데, 제가 3선 의원 중 나이가 어린 축에 든다. 법사위원장은 제가 양보했다”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에는 김도읍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전날 권 대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던 그는 이날도 “기획조정국에서 유권해석한 걸 의원들이 받아들여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결의했다. 이후 상황변화가 없는데 그런 것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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