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정 내각, 붕괴냐 생존이냐.. 오늘 드라기 총리 신임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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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갈등으로 붕괴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이대로 좌초할지, 극적으로 부활할지 결정되는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중도 좌파 민주당 소속 리아 콰르타펠레 의원은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총선 국면으로 전환되면 당장 시급한 개혁 정책들이 무산될 것"이라며 "이탈리아가 드라기 총리를 포기하는 상황을 유럽 전체가 황당해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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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장·경제계·시민사회·EU 드라기 지지
내부 갈등으로 붕괴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이대로 좌초할지, 극적으로 부활할지 결정되는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연정이 무너질 경우 조기 총선이 불가피한 탓에 경제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각종 위기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거취에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체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과 프랑스 국제보도채널 프랑스24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상·하원 연설에서 현 정국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의회는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를 진행한다. 드라기 총리는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약속하는 경우에만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사임 결심을 굳힌 것 같다”는 주변인의 전언도 나오고 있다.
앞서 드라기 총리는 원내 최대 정당이자 연정 중심축인 포퓰리즘 성향 오성운동(M5S)이 지난 14일 상원 민생지원법안 표결에 불참하자 “오성운동 지지 없이는 내각을 이끌 수 없다”며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즉시 사임서를 반려하며 드라기 총리를 붙잡아 뒀지만, 정당들이 대타협을 이루지 못한다면 신임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기 어려워 결국 내각은 붕괴 수순을 밟는다.
이 경우 향후 정국은 마타렐라 대통령의 선택에 달리게 된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까지 내각을 이어받을 임시 총리를 지명하거나, 의회를 해산하고 올해 9월 또는 10월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후자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많다.
여론은 ‘드라기 총리 잔류’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유로미디어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드라기 총리가 내각을 계속 이끌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 3분의 2에 달했다. 피렌체, 밀라노 등 이탈리아 전역의 시장 1,600명은 드라기 내각 존속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냈고, 기업가 250명과 노동조합들도 드라기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되는 시기에 국정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이탈리아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정치권도 드라기 총리에 힘을 실었다. 중도 좌파 민주당 소속 리아 콰르타펠레 의원은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총선 국면으로 전환되면 당장 시급한 개혁 정책들이 무산될 것”이라며 “이탈리아가 드라기 총리를 포기하는 상황을 유럽 전체가 황당해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에 말했다. 중도 정당 ‘이탈리아 비바(생동하는 이탈리아)’를 이끄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드라기 총리 잔류를 위한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는데, 무려 1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유럽연합(EU)도 드라기 총리의 퇴진을 바라지 않고 있다. 만약 조기 총선이 치러져서 현재 이탈리아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FdI)’이 승리한다면, ‘EU 빅3’ 중 한 곳에 ‘유럽 회의론자’ 정부가 들어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에 맞선 서방 연대에서 드라기 총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럽에는 마리오 드라기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폴리티코에 기고하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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