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에 갇힌 새끼 고양이 4마리 구조..관리사무소 "고양이 없어 흙 덮었다" [제보영상]
지난 11일,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에서 흙 속에 갇힌 새끼고양이 4마리와 어미 고양이가 구조된 영상이 YTN에 제보됐습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제보자 A 씨는 YTN과의 통화에서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가 있어 평소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4마리가 함께 다니는 걸 자주 목격했는데, 이날 어미 고양이가 흙더미를 파는 행동을 하며 울고 있는 것을 봤다"며 "직감적으로 흙 속에 새끼 고양이가 있음을 느껴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함께가자 부산길고양이' 구조대 이창영 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흙더미 속에서 새끼 고양이의 발과 함께 작은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새끼 고양이들이 나올 수 있도록 삽으로 흙을 파내어 길을 내고, 먹이와 포획 틀을 설치했습니다. 구조작업에 착수한 뒤 2시간 만에 새끼 고양이 4마리 모두 구조에 성공했고, 구조 내내 주위를 맴돌던 어미 고양이는 새벽 2시경에 구조됐습니다.
이창영 구조대원은 "어미 고양이까지 같이 구조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다행히 건강상 문제는 없고, 파묻힌 상태서 수일이 지났다면 새끼 고양이 모두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구조 덕분에 생명을 건진 고양이 가족은 A 씨의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YTN과의 통화에서 "최근 장마로 인해 토사가 씻겨 약 10~20cm의 유격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민원이 자주 발생했다", "이 틈을 흙으로 메우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있는지 벽을 두드려보기도 하고, 막대기를 집어넣으며 고양이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흙으로 덮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창영 구조대원은 "고양이들은 소리가 나면 안으로 숨는 경향이 있다"며 "고양이를 빼내려 했다면 벽을 두들긴 뒤 한두 시간 지난 뒤에 작업을 하거나, 출구 반대 방향에서 소리를 냈어야 했다. 급하게 작업을 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제보자 A 씨는 관리사무소 측의 대응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구조대에 요청하기 전, 관리사무소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냉담한 반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 직원에게 "고양이 가지고 왜 그렇게까지 하시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퇴근 시간이 임박해 당직 인원이 3명밖에 되지 않았고, 관리실 상황에 대한 설명이 미비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 "(고양이 가지고 왜 그렇게까지 하시냐는 말에 대해선) 절대 그렇게 말하지 않았고, (소통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제공 : 유튜브 '이창영의 냥냥TV', 제보자 A 씨]
YTN 안용준 (dragon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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