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두 달 만에 펼쳐진 정치권 '탄핵' 공방전

구민주 기자 2022. 7. 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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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정치권 내 '금기어'로 여겨져 온 '탄핵' 단어가 오르내리고 있다.

20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탄핵' 단어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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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박홍근 '탄핵' 거론에 與 "오만한 발상" 맹비판
여야, '탄핵' 언급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설전
野 당권주자 김민석 시작, 여권 관계자도 언론 통해 언급
국민 정서보다 앞서는 민주당의 '탄핵' 공세에 대한 지적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7월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여 만에 정치권 내 '금기어'로 여겨져 온 '탄핵' 단어가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갓 출범한 정부에 대한 탄핵이 실제 현실화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그러나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정치권에서 '탄핵'이 언급되고, 이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는 것 자체만으로 정부여당으로선 매우 불편한 것만은 분명하다.

20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탄핵' 단어를 꺼내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례를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즉각 국민의힘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69명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마치 언제든 '대통령 탄핵'을 시킬 수 있다는 듯한 오만함을 국민들도 느꼈을 것"이라며 "과거 '추억'에 빠져 입만 열면 탄핵을 전가 보도로 쓰는 민주당은 과연 협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맹공했다.

그동안 민주당에선 정부의 이른바 '비선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 최서원(최순실)씨 이름을 소환하며 비판해왔다. 그러다 직접적으로 정부를 향해 '탄핵'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건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의원의 언론 인터뷰에서부터였다.

김 후보는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심리적 탄핵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30%대 지지율을 언급하며 '또 한 번 불행한 탄핵의 역사가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TV조선 캡처

'탄핵' 익명 인터뷰한 '여권 관계자' 추측 이어져

야권에서 주로 '탄핵'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꺼내고 있지만 최근 여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지난 17일 한 여권 관계자가 TV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가 되면 야당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하고 20%대가 되면 관료가 말을 안 듣고 10%대가 되면 측근들이 떨어져 나간다. 한 자릿수까지 되면 그땐 탄핵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즉각 여권 지지층 사이에선 해당 인터뷰를 한 '관계자'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온라인 글들이 이어졌다. 그 중 한 명으로 거론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급기야 "제가 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계시는 듯한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SNS를 통해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저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반드시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이라며 "지난 대선과 지선을 얼마나 헌신적으로 뛰었는데, 비판 한마디 했다고 대통령 탄핵이나 바라는 사람 취급받는 게 솔직히 매우 불쾌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근택 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이날(20일) 박홍근 원내대표의 '탄핵' 언급과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비판을 쏟아내자 SNS에 TV조선 여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하며 "탄핵에 대한 언급은 누가 먼저 했을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탄핵 공방이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에도 마냥 긍정적이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보다 더욱 앞서가는 대여(對與) 공세는 되레 민주당에 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과 169석 정당에서 '탄핵'을 이야기하는 건 전혀 다르게 읽힌다"며 "정부가 비호감이라고 해서 우리 민주당이 호감이 되는 건 아닌 만큼 좀 더 이성적으로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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