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의 시사본부] "파업 방식 전근대적? 파업 대하는 대우조선 방식이 전근대적인 것"

KBS 2022. 7. 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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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시간 : 2022년 7월 20일 (수) 12:20-13:56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 출연 : 이김춘택 사무장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 최영일 : 화제 이슈를 콕 짚어보는 <십분 인터뷰> 시간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조의 파업, 이게 어디서 어떻게 매듭을 풀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인데요. 노동자들은 이대로 살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이런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를 직접 연결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 사무장을 연결하겠습니다. 사무장님 나와 계시죠.

▶ 이김춘택 : 안녕하세요.

▷ 최영일 : 지금 파업이 50일 가까이 진행되고 있고요, 1도크에서 점거 농성을 하신 것은 약 한 달. 지금 가로, 세로 1m 철창 안에 스스로 갇힌 분도 계시고 또 무기한 단식 농성하시는 분도 계신데 건강을 포함해서 현재 어떤 상태십니까?

▶ 이김춘택 : 워낙 좁은 공간 안에 있다 보니까 움직임도 어려워서 건강이 좋을 리는 없고요. 그런데 어쨌든 의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저희도 이 문제가 빨리 하루빨리 합의가 돼서 타결돼서 안전하게 나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최영일 : 합의, 타결 안전하게 나오길 바란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다른 노동자분들도 있어요. 주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습니까?

▶ 이김춘택 :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노동자들도 마음은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파업을 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지난번에 생계기금 모금 1만 원씩 1만 명 모금을 했는데 목표보다 많은 돈이 모였고 그건 또 우리 동참하지 않는 그런 노동자들께서도 많이 참여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최영일 : 여러 가지 이유로 파업에 동참은 어려움이 있지만 마음은 같을 거라고 보신다. 오늘 오전에 고용노동부 권기섭 차관의 인터뷰에서 지금 파업 방식이 전근대적이다,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입장을 냈는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이김춘택 : 저희가 이렇게 1도크 점거까지 하게 된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요, 저희가 파업 투쟁을 하고 나서 회사가 관리자들을 동원해서 투쟁 중인 조합원들한테 폭력을 행사하거나 농성장을 부수고 이런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도 해서 저희가 조합원을 보호하고 또 노동자 간의 갈등을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고요. 저는 전근대적이라고 한다면 대우조선 회사의 지금 노동자 파업을 특히 하청 노동자 파업을 대하는 이 방식이 전근대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발생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 “파업을 대하는 사측의 태도 입장도 전근대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지금 사실은 파업하면 노동자 쪽에 관심 초점이 쏠리지 사측이 어떻게 했는가 이런 문제들은 많이 보도되지 않아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업계에 최근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사실 수년 동안 찬바람이 쌩쌩 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조선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펴고 있다 하는 기사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왜 파업이 일어난 것인가 궁금해하는 국민들 많으실 것 같아요. 파업의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 이김춘택 : 파업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저희 말로 하면 임금 원상회복, 보통 얘기하는 것으로 임금 인상인데요. 지난 5, 6년 동안 조선업이 어려우면서 그 고통을 하청 노동자들이 다 짊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질 소득이 한 30%가량 하락했고 받던 상여금 550%가 다 없어지고 이런 상황에서 더이상은 조선소에서 지금 받는 임금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서 조선소를 떠나서 건설 현장이나 플랜트로 가고 있는 현실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조선소에 물량이 많아져도 일할 사람은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청 노동자 임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저희는 봤고 그래서 그동안 하락된 임금 30%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면서 단체 교섭을 진행을 했는데 지금 회사 측에서는 기존의 대우조선이 올해 3.2%의 임금 인상을 했고 그것에 맞춰서 인상한 평균 4.5% 이상은 절대 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가 되다 보니까 교섭이 제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파업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 최영일 : 이게 임금 인상 이렇게 초점을 맞추면 지금 말씀하신 바 격차가 큽니다. 3%대, 4%대 인상 이게 회사 측이고 노동자 측에서는 30% 올려달라고 그러니까 굉장히 격차가 커 보이는데 문제는.

▶ 이김춘택 : 지금 저희가 교섭을 하면서 지금 저희 요구안은 10%까지 수정이 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여전히 어쨌든 이 돈이 실질적으로는 대우조선 원청이나 산업은행에서 어떤 내용이 나와야 되는데 여전히 요지부동이어서 사실은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 최영일 : 이게 일부 국민적 오해가 있는 게 제가 게시판들을 관련 보도 기사를 쭉 보면 “귀족 노조가 또 30%나 올려달라고?” 이런 국민적 오해가 있어요. 지금 말씀해 주신 건 “30%는 인상이 아니라 원상회복이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잖아요.

▶ 이김춘택 : 실제로 하청 노동자들이 사실 조선소의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임금 수준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6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30% 이상이 무리하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지금 조선업의 인력난이 발생하는 이유가 지금의 임금으로는 사실은 조선소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고 실제 여기서 가족과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어려운 희망이나 미래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이것이 바뀌지 않으면 사실 조선업이 앞으로도 일이 많아져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하는 이런 절박함이 있습니다.

▷ 최영일 : 현장을 표현한 노동자가 “생지옥이다” 이런 내용도 봤는데 근무 환경이 어느 정도입니까?

▶ 이김춘택 : 일단 조선소는 일이 고되고 힘들고 또 위험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땀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세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고요. 그리고 여러 가지 불법적인 요소들 이를테면 임금 체불이 다반사고 4대 보험도 노동자가 냈지만 그것을 회사에서 납부하지 않고 체납되는 경우도 있고 또 회사에 일이 없어서 쉬어도 휴업수당도 받지 못하고 이런 불법적인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다 보니까 저희가 무법천지 또는 생지옥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 최영일 : 지금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이에요. 정규직 노동자의 60%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또 불법적인 상황 때문에 온당히 받아야 할 것들도 지금 체불되거나 미뤄지는 상황이다. 과거에 받았던 상여금 보너스라고 하죠. 550%도 다 없어졌다.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임금 30%라고 보도가 많이 됐습니다마는 지금 이야기하신바 절충이 되고 있으니 현재 임금 15% 인상, 상여금 150% 인상, 집단교섭을 인정해 달라, 또 노조 전임자 활동 인정 이런 게 요구 조건이에요. 이 모든 게 과거에는 누리던 그런 대목들입니까?

▶ 이김춘택 :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은 노동조합 활동이나 이런 건 과거에 누리던 거라고 볼 수 없고요. 그런데 임금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많이 하락되어 있는 상태고. 상여금도 연간 550%에 있던 것이 최저임금을 올리는 대신에 상여금을 없애는 방식으로 편법으로 해서 지금 다 없어진 상황입니다.

▷ 최영일 : 오늘 오전 고용노동부 차관 인터뷰에 이 얘기도 등장을 했어요. “조선업 호황기 때 임금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시던데 아까 말씀드렸지만 한동안 조선업이 굉장히 불황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회사 경영 상황은 어때요 나아지고 있는 겁니까?

▶ 이김춘택 : 대우조선은 올해는 적자가 많이 난다고 얘기를 하는데 이제 철판 값이나 이런 것들이 올라서 그런 것을 반영해서 적자라고 얘기하는데 하청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그럼 우리는 언제까지 저임금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을 해야 되느냐, 철판 값이 오르면 그것을 경영에 반영하듯이 지금 하청노동자의 저임금을 해결하지 않으면 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는데 이것은 그러면 경영에 반영될 수 없는 것인가 이런 반문을 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 그래요. 비싸진 비용 그러니까 재료는 공급이 끊길 수도 있지만 결국 인력 문제는 이렇게 갈등으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데 다른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측의 입장은 이래요. 전체 협력사가 100여 곳인데 이 중에 하청 지회 조합원이 소속된 곳은 22개에 불과하다, 약 5분의 1 정도. 그리고 22개 업체 근로자 중에서 2,850명 중 하청 지회 조합원은 350명으로 적은 숫자다. 그럼 나머지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 폭이 4.5~7.5%였다는 건데 이게 그러면 지금 노조의 주장이 무리하다 이렇게 들리는 대목이거든요. 실제 그렇습니까 어떻습니까?

▶ 이김춘택 : 그러니까 지금 어쨌든 나머지 노동자들은 기존처럼 그냥 회사가 주는 올해는 이만큼 줄 테니까 사인해라 그래서 전부 사인을 한 건데요. 이것이 마치 노동자들하고 임금 협상이 되거나 임금 협의가 돼서 그렇게 다 합의를 한 것처럼 그렇게 보도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이를테면 매년 노동자들은 그냥 회사에서 올해는 100원 인상이다, 올해는 200원 인상이다, 사인해라 그러면 사인한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노동조합은 단체교섭을 통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고 그리고 그 임금 인상 요구와 관련해서 회사와 격차가 있어서 파업을 할 수 이러다 보니까 지금 파업을 하게 되고 지금까지 와 있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최영일 : 알겠습니다. 이게 기업 내 노사관계 노사 분규 우리가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려면 산업은행이 나서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주체 원청일 텐데 왜 산업은행이 등장한 걸까요.

▶ 이김춘택 : 원하청 구조 때문에 그러는데요. 하청 업체는 원청으로부터 기성금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 기성금의 90% 정도가 하청 노동자의 임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청이 기성금을 올려주거나 다른 형태로 재원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하청 업체나 하청 노동자의 임금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인 거고요. 그래서 실제 하청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기 위해서는 원청 대우조선해양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저희는 요구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 결국은 이제 이게 재원의 문제인데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다. 과거의 공적자금이 워낙 많이 투입이 되면서 산업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그러니까 주체는 산업은행이다. 이런 말씀이십니다. 윤석열 대통령 어제 굉장히 화제가 됐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공권력 투입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석이 됐는데요. 점거 농성을 풀어도 교섭은 계속 또 하실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기도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김춘택 : 저희는 사실 지금 어떻게 보면 막바지에 몰려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그래서 저희도 교섭을 빨리 마무리 짓고 저희도 농성을 풀고 다시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서 교섭을 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 어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거제를 방문했는데 이거는 이해가 되는 대목이에요. 그런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 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함께 거제를 방문했어요.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 이김춘택 : 저희가 고용노동부 장관은 만나 뵀는데요, 행안부 장관 만나뵙거나 그렇지는 않고 어떤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습니다. 다만 고용부 노동부 장관님한테는 저희의 입장이나 이런 요구 이런 것들을 말씀드렸고 또 노동부 장관님은 정부 입장에서 원만히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겠다. 이런 말씀을 나눴습니다.

▷ 최영일 : 지금 이 파업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과 정부 그리고 사측에 하고 싶은 말을 한번 정리해서 말씀을 주시죠.

▶ 이김춘택 : 사실은 하청 노동자의 임금 인상 요구가 이렇게 극단적인 형태의 투쟁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는 지금 현장에 이런 구조 하청 노동자들의 권리 이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저희 조선소 하청노동자뿐만 아니라 전국에 수백만 비정규직의 삶이 저는 비슷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여튼 열심히 교섭해서 빨리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최영일 : 이게 공권력 투입 얘기도 하고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불안불안한데요, 합의 가능성 높아져 있습니까? 오늘 현재?

▶ 이김춘택 : 아직까지는 크게 좁혀져 있지 않고 있는데요. 합의를 해야 한다는 그런 당위성들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한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 최영일 : 알겠습니다. 한번 기대를 해 보죠. 지금 이제 약 한 달 혹은 50일 파업에 대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라는 대통령의 발언도 있었는데 노동자 측에서는 “우리는 8년 동안 극심한 상황을 버텨왔습니다”는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청취자분들이 판단하시겠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김춘택 : 네, 고맙습니다.

▷ 최영일 : 지금까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 사무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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