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부담 이겨내고 KF-21 첫 비행.."기체 부양 순간 뭉클"
"이륙시 가속력 우수, 착륙 충격 적어 부드러워"
"모두가 만족하는 항공기 만들 수 있도록 기여할 것"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내색은 안했지만 실은 이륙 직전까지 마음 속의 부담이 컸었습니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최초 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안준현(공사 54기) 공군 소령은 20일 이같이 말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의 역사적인 첫 비행을 맡은 그는 부담도 컸지만, 창공으로 떠오른 순간부터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눈앞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전날 역사적인 첫 비행에 성공했다. 한국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 반열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한국형 전투기(KF-X) 자체 개발을 천명한지 21년 4개월 만에, 본 계약 체결 기준 6년 7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특히 4발의 공대공 미사일 모형(더미탄)도 탑재하고 이륙했다. KF-21은 속도 마하 4.5, 사거리 200㎞ 이상의 유럽산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4발을 장착할 수 있다.
한국형전투기 통합시험팀 소속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시험비행조종사인 안 소령은 이륙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가장 부담이 됐던 순간이기도 했지만, 조종간을 당기면서 항공기가 부양하는 그 순간의 뭉클함과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다양한 전투기를 운용해왔던 경험상 조종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있었다”면서 “그보다는 훈련장비와 시뮬레이터로 훈련했던 그동안의 과정을 믿고 부담을 갖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하려고 했다”고 소회했다.
안 소령은 KF-21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KF-21 시제1호기는 이륙시 가속력이 우수했으며, 부양 조작시에도 어려움 없이 원하는 조작으로 이륙이 가능했다”면서 “실제 비행도 시뮬레이터와 거의 유사했고, 안정감 있게 조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착륙시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항공기 무게가 무거운데도 착륙 충격이 매우 적어 부드러운 착륙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 소령은 그간 F-4E 비행대대와 KT-1 기본비행과정 교관 등으로 근무했다. 지난 2016년 개발시험비행조종사 자격을 획득한 뒤 중고도무인기 개발과 국산 경공격기 FA-50 공대지 무장확장, 전술용입문기 구매시험 등 다양한 시험평가를 수행했다. 공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각각 2명씩 선발한 총 4명의 KF-X 시험비행조종사 초도요원으로 선발된데 이어 이번에 역사적인 KF-21 최초비행 조종사로 최종 발탁됐다.
사실 아무도 타보지 않았고 안전조차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항공기에 탑승해야 하는 시험비행조종사 선발요건은 간단치 않다. 총 비행시간과 시험평가 경력, 근무평정, 어학, 지휘추천 등을 고려해 선발된다. 특히 KF-21처럼 개발단계의 항공기를 시험평가할 수 있는 자격인 ‘X-1’ 취득이 기본이다.
그는 “지난 1년여 간의 비행 준비기간 동안 계통 교육부터 조종절차 숙달 훈련, 조종특성 평가, 시뮬레이터 탑승, 모의 임무수행 통합훈련, 조종석(COCKPIT) 훈련, 각종 절차, 교범 검토 등을 쉼 없이 수행한 결과 최초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안 소령은 “최초 비행처럼 비행시험을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면서 “개인적으로는 비행시험 가운데도 정확하게 조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군 조종사로서 항공기가 임무를 수행하는데 최적의 상태를 갖춰 모두가 만족할만한 항공기를 만들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KF-21은 전날 첫 비행시험을 시작으로 향후 고도·속도·기동을 순차적으로 확장해 비행 시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6년까지 2200여 소티(비행횟수) 시험비행을 진행한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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