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SKB '망 사용료' 소송..'무정산 합의' 두고 평행선

넷플릭스-SKB 항소심 4차 변론
3차 변론에 이어 무정산 합의 여부 두고 입장 줄다리기

딘 가필드(Dean Garfield)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11월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망 사용료'를 두고 소송 중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무정산 합의' 여부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급에 대한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무정산 합의가 성립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이같은 합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20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4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4차 변론에서는 앞선 재판에서 제기된 양사 간의 무정산 합의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이 이어졌다.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의 망과 최초로 연결했을 당시 무정산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6년 1월 한국 진출 당시 넷플릭스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인터넷 교환 노드(IXP)인 SIX(Seattle Internet Exchange)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 무정산 피어링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SK브로드밴드의 제안에 따라 도쿄로 연결지점을 옮겼다. 넷플릭스는 당시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청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무정산 합의가 유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넷플릭스 측 변호인은 "(비용에 관한) 얘기가 전혀 없었다"며 "도쿄 연결 지점 비용을 청구할 의사가 있었으면 계약문에 그동안 피고(SK브로드밴드)가 부담했지만 도쿄에서부터는 원고(넷플릭스)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최초 연결은 무정산이어도 도쿄로 옮긴 이후에는 망 사용료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시애틀에서의 연결은 '퍼블릭(Public) 피어링' 방식이다. 한꺼번에 여러 사업자와 다자간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개별 사업자와의 합의가 필요하지 않고 망 사용료 지급이 전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도쿄에서의 연결은 '프라이빗(Private) 피어링' 방식이기 때문에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게 SK브로드밴드 주장이다. SK브로드밴드 측 변호인은 "시애틀에서의 연결과 일본에서의 연결은 다르다"며 "프라이빗 피어링은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쿄로 연결지점을 옮겼을 때 연결지점과 연결방식에 대해서만 합의를 했을 뿐, 무정산 합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시애틀에서의 연결을 전제로 한 협상에 관한 증거 자료, SK브로드밴드가 트래픽 양에 따라서 다자간 합의를 양자간 합의로 전환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증거 자료를 추가로 요구했다.

프라이빗 피어링은 유상이고 퍼블릭 피어링은 무상임을 전제로 했다는 쌍방 간의 협의가 있었는지에 관한 증거 자료 또한 요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8월24일 오후 3시40분이다. 이날 양측의 변론 이후 SK브로드밴드 소속 엔지니어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g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