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재 뿌릴라'..중국, 펠로시 대만행 계획에 "일전 불사" 강력 반발

조영빈 2022. 7. 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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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재추진 소식에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국방부장의 말을 다시 꺼내 들며 강력 반발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재추진 소식에 중국은 의례적 수준을 넘어 크게 반발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시 주석이 공을 들인 최근 동선을 일거에 망가뜨리는 행위로 판단한 것"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저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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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계획 재추진
중국 "레드 라인" "일전 불사" 거친 표현 동원 반발
공들인 '하나의 중국'  망가질라 노심초사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총기 안전 대책 관련 시위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위대는 의회가 총기 안전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재추진 소식에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국방부장의 말을 다시 꺼내 들며 강력 반발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 연임 결정에 재를 뿌리는 행동으로 판단하고, 외교·군사적 모든 옵션을 동원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일전 불사 허투루 듣지 말라"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내달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하려 했으나, 출국 직전 코로나19에 감염되며 한 차례 보류한 바 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다. 펠로시 의장이 실제 대만을 향할 경우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의장의 방문에 이어 25년 만에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된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재추진 소식에 중국은 의례적 수준을 넘어 크게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며 "일체의 결과는 전적으로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따른 '구체적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한발 더 나아가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하며 펠로시 의장을 압박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해온 환구시보는 20일 사설을 통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미 수교 이래 대만 문제와 관련한 가장 혹독한 도발이 될 것"이라며 "절대로 밟지 말아야 할 '레드 라인'"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감히 대만을 분열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일전을 불사할 것'이라는 웨이펑허 국방부장의 발언(지난달 아시아안보회의)을 언급, "워싱턴이 이 말을 허투루 듣는 것은 거대한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홍콩·신장 방문 등 하나의 중국 공들이는 시진핑

이런 와중에 남중국해를 항해 중인 미 해군 소속 구축함인 벤폴드함은 18일 대만해협을 통과해, 중국을 더욱 자극했다.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중국 동부전구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이자 안보 위기 제조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반발했다.

중국은 그간 미국 측 전·현직 정부 인사의 대만 방문 때마다 전투기를 동원한 위력 시위를 통해 반발해왔다. 하지만 '레드 라인'이나 '일전 불사'와 같은 극단적 표현은 대체로 자제해왔다.

유독 펠로시 의장의 방문 계획에 발끈하는 배경에는 그가 미 여당 수장이라는 점 외에도 올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 시기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5년 만에 홍콩을 방문한 데 이어 이달에는 8년 만에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방문했다.

당대회에 앞서 '하나의 중국'을 실현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흐름에서 미 하원의장이 대만에 발을 뻗을 경우 정작 '하나의 중국' 원칙의 핵심인 대만 문제에서 미국에 밀리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시 주석이 공을 들인 최근 동선을 일거에 망가뜨리는 행위로 판단한 것"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저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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