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플레이션 지속' 연식만 바꿔도 신차 가격 줄줄이 인상

이형진 기자 2022. 7. 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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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최대 97만원·K5 167만원↑..투싼 231만원·아이오닉5 430만원 올려
높은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도 영향.."반도체 부족도 2~3년후 정상화"
현대자동차가 15일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연식변경 모델 ‘2023 아이오닉 5를 출시했다. (현대차 제공) 2022.7.15/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등에 이른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이나 완전변경(풀체인지) 이후 가격을 올렸지만 이제는 차량의 연식만 변경해도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출시된 현대자동차 쏘나타 연식변경 모델 '2023 쏘나타 센슈어스'의 가격은 가솔린 2.0 모델 2592만원부터 시작한다. 2022년형 모델과 비교하면 트림별로 적게는 38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는 97만원 인상됐다.

같은 날 출시된 기아의 K5 연식변경 모델 'The 2023 K5' 역시 가솔린 모델은 적게는 19만원에서 많게는 113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56만원에서 167만원 인상했다. 연식변경만 했는데 가격을 170만원 가까이 인상한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UV·전기차종의 가격 인상 폭은 더욱 크다. 지난 13일 출시된 현대차의 준중형 SUV 2023 투싼은 2435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지난해 모델 대비 모던 트림은 149만원, 프리미엄은 231만원, 인스퍼레이션은 83만원 인상됐다. 아울러 투싼은 이번 연식 변경에서 기존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위로 어드벤처 트림(3316만원)을 추가했는데, 인스퍼레이션 트림(3238만원)보다 가격이 78만원 더 높다.

지난 15일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는 연식 변경을 통해 롱레인지 모델은 배터리 용량을 72.6kWh에서 77.4kWh로 늘리면서 1회 충전 주행거리도 429㎞에서 458㎞로 늘렸지만, 가격은 더 크게 올랐다. 스탠다드 모델은 5005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작년 출시가와 비교해 310만원이 인상됐고,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5410만원으로 기존 가격 대비 430만원 인상됐다.

이같은 자동차 가격 상승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광물종합지수(대표 광물 15개의 종합 가격지수)는 20일 기준 3100.96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11~12월 2000초반대를 보이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3월에는 4212.58(3월8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광물 가격 인상에 지난 4월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는 강판 가격을 톤(t)당 15만원 인상에 합의했고 이 역시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은 최근 하락하면서 톤당 2만1350달러(19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지난 3월에는 4만2995달러(3월7일)로 치솟기도 했다. 위안화로 표시되는 리튬 가격은 최근 ㎏당 450위안 선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7월 80위안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배 높은 가격이다.

인건비 인상도 가격 상승의 요인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합의하면서 4년 연속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기본급 10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급 200%+400만원 등을 제시했는데, 역대 최대급 임금 인상에 합의안은 무리 없이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과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공급 부족이 차츰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 수요가 여전히 높아 반도체 수급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세계 완성차 업체가 다 비슷한 상황이다. 철강도 그렇고 원자재, 소비재 할 것 없이 가격이 다 오르는 상황이다.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며 "예전에는 페이스리프트·풀체인지 하면서 신차 개념으로 비용이 올라간다고 했는데, 지금은 특별한 것이 없어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당분간은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워낙 차량의 공급량이 부족해 1년반 가까이 기다려야 해서 가격이 좀 올라도 충격을 다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부족은 2~3년 후에나 원상복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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