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 원인 3가지.."고기압·기후변화·가뭄"

김태규 2022. 7.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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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英기상청, 공식 블로그에 이상 고온 원인 분석
"고기압이 폭염 견인…오존층 파괴에 기후 변화"
"가뭄에 복사열 재방출…기온 증폭 악순환 반복"
저기압 제트기류 형성…아프리카 열기 유입 분석도

[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의 수평선에 태양이 지고 있다. 2022.07.20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유럽을 집어삼킨 최근 폭염은 북반부에 위치한 5개 고기압의 영향, 기후변화, 가뭄에 따른 복사열 방출 등 3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영국 기상청은 이날 운영 중인 공식 블로그에 '2022년 여름 : 북반구 폭염의 역사적 계절'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전날 런던 북측 링컨셔주(州)의 코닝스비 지역 최고 기온은 섭씨 40.3도까지 치솟았다. 영국에서 공식 기온이 40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7월25일 종전 최고 기온(38.7도·케임브리지 식물원)을 3년여만에 갈아 치웠다.

뿐만 아니라 ▲세인트제임스파크·히스로(40.2도) ▲키우가든(40.1도) ▲노스올트(40도) 등 런던 34개 관측소에서 종전 기존 최고 기온이었던 38.7도를 넘어섰다.

잉글랜드 북부 스코틀랜드 경우 국경 인근 차터홀 지역의 최고 기온이 34.8도를 기록해 종전 최고 기록을 1.9도 뛰어넘었다. 종전 최고 기온은 2003년 8월 그레이 크룩에서 기록한 32.9도다.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스페인·포르투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영국에서 40도를 넘어선 폭염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59년 기상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363년만에 처음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기상청에 근무 중인 스티븐 벨처 수석 과학자와 폴 데이비스 수석 기상학자는 영국의 폭염과 다른 유럽 국가의 폭염을 분리시킬 게 아니라 전 세계적 흐름이라는 맥락 위에서 함께 놓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런던=AP/뉴시스]냉방이 원활하지 않은 영국 런던의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신문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다. 2022.07.18.

그러면서 ▲북반부 5개 고기압 파동 패턴 ▲온실가스 증가 등 기후 변화 ▲건조한 토양에서 뿜어내는 복사열 등 3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럽을 비롯한 북반구 내 폭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기상청은 먼저 서태평양·북아메리카 대륙·유럽 대륙·아시아 대륙·북태평양 등 북반구에 위치한 5개 고기압이 현재 폭염을 견인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 고기압 전선에 걸쳐 있는 유럽·미국·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폭염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벨처·데이비드 박사는 "이들 5개 고기압 패턴 속에 있는 곳은 다른 지역의 지표면 평균 기온보다 높으며, 폭염을 경험하기 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 내 폭염 원인으로 한정할 경우 이와는 결이 다른 분석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포르투갈 연안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유럽으로 유입시킨 결과 폭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저기압은 주변 대기를 끌어들이게 마련이고, 유럽에서 제트기류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그 사이로 저기압이 형성돼 뜨거운 공기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영국 기상청은 두 번째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제시했다. 대기 중 온실가스가 축적돼 오존층이 파괴되면 그 결과로 폭염의 조건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고기압 형성 요건을 강화하고 폭염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브루노(이탈리아)=AP/뉴시스]극심한 가뭄에 바닥을 드러낸 이탈리아 브루노의 그레소네이 라 트리니테 호수 모습이다. 2022.07.19.

폭염의 세 번째 원인으로는 가뭄을 꼽았다. 수분 없이 메마른 땅이 강한 태양열을 흡수하지 못하고 뿜어내는 복사열을 방출하고, 복사열이 다시 대기를 달군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공동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유럽 가뭄 보고서에 따르면 EU 영토의 46%가 가뭄 주의, 11%가 가뭄 경보 수준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달 초 에밀리아로마냐주, 롬바르디아주 등 북부 포(Po) 강(江) 일대 5개 지역에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벨처·데이비드 박사는 "건조한 날씨가 폭염 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태양 에너지가 수분기 없는 토양에서 흡수되지 않은채 고스란히 대기층을 가열하면서 기온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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