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파기환송심.. 8월 첫 재판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으로 기소된 친모의 파기환송심이 8월 중순에 시작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상균)는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모(49)씨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8월11일에 진행한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중심에 있는 친모 석모(48)씨. 뉴시스

검찰 등에 따르면 석씨는 2018년 3월31일부터 4월8일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모(23)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3월쯤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의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2월9일 김씨가 살던 구미 한 빌라에서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상자에 담아 옮기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4차례에 걸친 유전자 검사와 혈액형 검사 결과 등을 근거로 석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간 석씨는 “숨진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없고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석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소사실은 미성년자 납치와 사망 여아에 대한 사체은닉 미수인데 유죄를 확신할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전자 감정 결과로만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피고인의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선 피고인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석씨가 낳은 여아를 구미의 한 빌라에 방치해 숨지게 해 살인 혐의로 기소된 숨진 여아의 친언니 김씨는 징역 20년을 확정 받았다.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