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규 발열 200명대" 주장..'켄타우로스' 변이 유입은?
북한은 코로나 19 감염자 발생 사실을 처음 인정한 지 두 달여 만에 일일 의심환자(발열자) 수가 2백 명대로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발표만 놓고 보면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성과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자랑을 늘어놓기보다는 재유행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 "방역 성공" … 검사횟수 줄인 결과?
북한은 발열 (코로나 19 의심) 환자 수가 10만 명대로 감소했다고 발표한 5월 중순 '방역 전세의 승세'를 주장했습니다. 이달 11일부터는 줄곧 1천 명대 아래라고 하더니, 이제 200명대라고 합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앞으로도 방역 장벽을 철통같이 다지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신을 거부하고 사실상 봉쇄와 통제만으로 집단면역을 추구한 북한은 정말 '코로나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걸까요? 애초부터 북한이 공개하는 '유열자(발열자)' 수는 실제 환자 수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장은 북한 내 발열자 수가 줄어든 건 검사 횟수가 감소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도 북한이 ‘발열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토대로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열이 없는 환자도 상당수라는 점’과 ‘무증상 감염자를 놓치고 있을 가능성’ 등을 들어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지적해왔습니다. 살바도르 소장은 "WHO는 북한 보건성에 발열자의 정의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종식' 아닌 '종식' … "재유행 경계"
의료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유행이 거의 끝난 거 같다'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주민 전체를 동원한 전면적인 체온 측정, 강력한 격리와 통제를 할 수 있는 '북한식 방역'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연관 기사] 국내 의료 전문가들 “北 코로나 유행 거의 끝나가는 듯”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92229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최근 북한 관영 매체의 코로나 관련 보도 양이나 논조를 봐도 유행이 더 확산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에는 김정은이 대규모 행사 개최와 '기념사진 정치'를 재개해 코로나 통제에 대한 자신감도 보여줬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인한 재유행 가능성을 말하며 긴장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오늘(20일) "외부로부터 새로운 변이 비루스(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주변 나라와 지역들에서의 전염병 전파 상황을 긴장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코로나 완전 종식'을 선언할 법한 수치를 내놓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도 전파력이 강한 BA. 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까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신영전 교수는 "트렌드로 보면 감소 추세다. 북한은 200명 정도라도 환자 수를 남겨두고 있다"며 "완전 종식은 조심스럽게 선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교수는 '의심환자 수 감소가 검사 횟수 감소 때문일 수 있다'는 WHO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견해입니다. 재유행을 염려하는 상황에서 북한 의사들이 체온계로 열을 재는 행위를 덜 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5월 21일 성급히 '방역 성공'을 선언한 나머지, 실무자들이 유열자 수를 있는 그대로 보고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신종 변이 유입 시, 대남 공세 빌미?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그랬듯, '켄타우로스' 같은 신종 변이 역시 북한에 유입되더라도 가장 늦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철통같은 국경 폐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문제는 뚫렸을 경우입니다. 연일 '완전한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자평하면서도 북한의 메시지는 '폐쇄된 국경 감시'에 초점이 쏠려있습니다. 14일 북한 관영매체는 홍수 대비를 강조하면서 이로 인해 유입될 수 있는 '색다른 물건'을 제때 발견해 처리할 수 있게 국경과 접경지역의 감시를 강화했다고 전했습니다.
송영석 기자 (s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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