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 기는 수출.. 또 '경기둔화' 경고음

기재부 '최근경제동향' 진단
6월 소비자물가지수 6.0% 껑충
수출액 5.2%↑ 한자릿수에 그쳐
내수 완만한 개선 걸림돌 작용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2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정부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내수는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 확대와 더딘 수출 회복세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대외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경기둔화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경기둔화 우려 입장을 고수한 것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6.0% 상승, 외환위기이던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석유류와 농산물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4.4% 올라 물가상승의 여파가 공산품과 서비스로도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 심리도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4로 5월(102.6)보다 6.2포인트(P) 하락했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2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5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준내구재(-1.2%), 비내구재(-0.3%) 등이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줄었다.

6월 소매판매 속보지표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2% 감소했다. 5월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2.0% 증가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 대비 17.0% 증가,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경제 회복의 핵심 동력인 수출도 둔화하고 있다. 6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5.2% 성장에 그쳐 16개월 만에 증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9.4% 증가, 무역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달에 비해 실물지표는 소폭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났고 투자 지표도 부진하던 모습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해외 측면에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 좋은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해외 요인으로는 중국의 성장률이 시장 예측치보다 낮게 나타난 점, 유럽도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인한 하방 리스크가 구체화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중국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면서 “민생·물가안정을 위한 전방위 대응 강화와 함께 경기대응·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저성장 극복을 위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표]6월 소매판매 속보지표(출처 : 기획재정부, 전년 대비 증감률)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