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中 유류 할증료에 항공여행 포기 속출

고유가로 중국 국내선의 유류 할증료가 5개월 사이에 10배 인상됨에 따라 항공여행을 포기하는 중국인이 속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일어나고 있다. 유류 할증료가 항공권 기본요금과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고속철 등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취업준비생 펑시엔(Peng Sien)씨는 최근 항공권을 구매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쓰찬성 청두에서 후난성 창사까지 900㎞거리의 항공권을 구입한 펭씨는 예약을 끝낸 후에야, 기본요금 259위안(약 5만266원)외 유류 할증료를 포함한 추가 비용으로 250위안이 더 부과된 사실을 알게 됐다. 펭씨는 “지금까지 이렇게 비싼 추가 요금을 부과했던 적이 없었다”며 “고유가로 항공료가 오른 건 어쩔 수 없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허베이성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는 리콴유(Li Zishuo)씨는 최근 출장에 비행기가 아닌 고속철도를 선택했다. 출장이 잦은 리씨는 평소 항공권이 고속철도보다 저렴해 비행기를 선호했다. 그러나 유류 할증료로 수백 위안 상당의 추가 요금이 부과되면서 리씨는 비행기가 아닌 다른 대중교통을 선택해야 했다.

지난 7월 5일부터 중국에서 국내선 800km 이내 유류 할증료는 승객 1인당 100위안(약 1만9400원)까지 치솟았다. 800km를 넘는 장거리 국내선에 대한 추가 요금은 200위안에 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2년간 모든 국내 노선을 대상으로 유류 할증료를 면제한 후 올해 2월 부과를 시작했다. 2월에만 해도 유류 할증료는 10위안~20위안수준이었지만, 올 상반기부터 고유가 현상이 심화하면서 5개월 동안 유류 할증료가 급등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중국 민간항공청(CAA)에 따르면 유류 할증료는 항공기 연료 가격과 직결된다. 중국 내 항공기 연료 구매비용이 기준유가보다 낮을 때 유류 할증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항공사 이익이 줄어들면 항공사는 유류 할증료를 부과함으로써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중국 시놀링크증권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국내 항공기 연료 출고가는 톤당 9775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9% 상승했다.

송지용(Song Zhiyong) CAA 국장은 지난주 전국민간항공중간근무회의을 통해 2022년 상반기 중국 민항사 연료비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2억 위안(약 4조3054억원) 증가했으며, 연간 증가액은 860억 위안(약 16조6797억)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료 상승은 중국 여행객의 여름 휴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톈진에 거주하는 황루윈(Huang Ruiwen)씨 가족은 다음 주 항저우로의 여행을 위해 1100km 이동해야 한다. 황씨 가족은 이동 교통수단으로 본래 생각했던 비행기 대신 고속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황씨는 “기차 티켓과 비행기 티켓의 기본 가격 차이는 인정하지만, 추가 유류 할증료로 인해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됐다”며 “가족 4명이 비행기를 타는 데 유류할증료로 인해 1000위안(19만3930원)을 더 쓰는 것보다 비행기 대신 고속열차를 이용함으로써 3시간을 소요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높은 항공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비행기를 선택하는 장기리 여행객들도 존재한다. 여름휴가로 광저우에서 헤이룽장성 하얼빈으로 2800km를 이동하는 대학생 장루씨는 고속철도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선택했다.

장씨는 “비록 항공료가 고속철도보다 더 비싸지만, 무거운 짐을 가져가야 하는 장거리 여행객에게는 여전히 비행기가 더 편하다”며 “또한 고속철도에서 29시간을 보내느니 차라리 비행기를 타고 5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100위안을 더 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