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소음 '기준치' 안 넘는데..스트레스 받는 이유 '따로' 있다 - 취[재]중진담
집회 소음, 크기보단 품질이 중요
경찰이 집회 시위 현장에 적용하는 소음 기준치에는 등가소음도와 최고소음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등가소음도는 10분 동안의 소리 평균값, 최고소음도는 말 그대로 집회 중 가장 시끄러운 소리의 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또 시간대 별로, 장소에 따라 조금 더 세부적인 소음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회가 주로 진행되는 낮 시간대, 주거지역을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아침 7시부터 해 지기 전까지, 낮 시간대에서 허용되는 소음은 등가소음도는 65dB, 최고소음도는 85dB입니다.
취재진이 직접 경남 양산과 서울 서초구 집회 소음을 측정해봤더니, 양산 집회의 경우 대부분 60dB에 머무르면서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서초구 집회는 70dB를 웃돌아 기준치를 살짝 넘기기도 했지만, 경찰은 집회 소음이 아닌 주변 소음이 더해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했을 때 기준치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두 곳 모두 소음 기준치 이내에서 집회 시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카페에선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데 집회 인근 주민들의 스트레스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집회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우리 귀를 더 자극하는 소음이기 때문입니다. 집회에 쓰이는 확성기 소리와 높은 주파수 대역의 음악들은 그 예입니다. 김태구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사람 귀에 가장 민감한 주파수 대역이 2,000에서 4,000Hz"라고 말하며 집회에서 쓰이는 확성기 소리와 강한 비트의 음악, 높은 주파수 소리들이 귀를 더 자극하는 소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데시벨이더라도 소음의 질에 따라서 미치는 자극이 다르다는 겁니다.
등가소음도 기준에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5분 동안은 등가소음도 기준을 어기고 소리를 크게 틀었다가 나머지 5분 동안 소리를 줄이면 10분 전체 평균값은 기준치 내로 측정될 수 있습니다. 키웠다가 줄였다가, 평균이라는 값을 이용해 '꼼수'를 부릴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2020년 한 해동안 집회 시위 소음 측정으로 분리조치까지 간 경우는 19,544건 중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작년 역시 10월까지 접수된 41,263건 중 단 3건만 분리 조치가 진행됐고, 대부분 현행 기준 이하로 소음이 측정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꼼수에는 소음 허용치를 대폭 낮춰 현행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표선우 기자 pyo@mbn.co.kr]
‘취[재]중진담’에서는 MBN 사건팀 기자들이 방송으로 전하지 못했거나 전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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