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사라 김' 침대엔 장검..수사관 들이닥치자 반응은?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베트남에서 검거된 마지막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우두머리 격인 '사라 김' 김모(47)씨가 지난 1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됐다. 3년 간 그를 추적해 온 경찰은 "검거 당일 이사를 가서 놓칠 뻔 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전재형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 계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은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다른 2명을 체포한 후 마지막으로 정점에 있는 김씨 검거에 주력했다"며 "첩보를 가지고 베트남에 갔는데 (주거지) 확인이 안돼 놓칠 뻔 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전 계장은 "도피 사범들은 언제 잡힐지 모른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주거지를 옮긴다"며 "확인이 안 돼 마음 고생을 많이 했는데, 베트남 공안들이 다시 추적해서 있는 곳을 알아냈다"고 했다.

사라 김은 주로 베트남 내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지내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왔다. 또 그는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하고 피부를 태워 한국인이 아닌 것처럼 위장했다고 전 계장은 전했다.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마약 유통책 중 검거되지 않고 남아있던 마지막 피의자가 베트남에서 붙잡혔다. 경찰청은 베트남에 머물며 국내로 마약을 공급해온 김모 씨를 지난 17일 호찌민에서 검거해 19일 오전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사진은 마약 공급 김모 씨 주거지 수색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검거 당일 베트남 호치민 중심가에 있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이사했다. 검거 당시 영상을 보면 정리되지 않은 짐들이 널부러져 있다. 전 계장이 김씨 침대 옆에서 장검을 찾아내기도 했다.

전 계장은 "도피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불안해서 호신용 겸 위협용으로 갖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막상 김씨는 수사관들이 들이닥치자 반항 없이 순순히 잡혔다고 한다. 영상에서도 김씨는 거실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서 김씨 외에도 보이스피싱으로 수배 중이던 범죄자도 검거됐다. 전 계장은 "일타쌍피로 잡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경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두 사람 사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밝힐 예정이다.

김씨는 '텔레그램 마약왕' 박모(44)씨와 '탈북 마약왕' 최모(35·여)씨 등과 함께 '동남아 3대 한국인 마약왕'으로 불려왔다.

닉네임 '전세계'로 활동한 박씨는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검거돼 최근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지에서 복역 중이다. 특히 박씨가 판매한 마약은 국내 총책인 닉네임 '바티칸 킹덤'을 거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4)씨와 배우 박유천(36)씨에게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출신 최씨는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올해 4월 국내로 송환됐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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