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권성동 사과, 미리 논의한 바 없다"

"원내대표가 입장 발표할 때 항상 논의하는 건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자 결국 사과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권 대행의 사과가 미리 대통령실과 논의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권 대행의 사과는 논의된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여당) 원내대표가 입장을 발표할 때 항상 논의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 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초 하려는 말이 몇몇 표현으로 와전된 점, 또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을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그렇게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강원 지역 지인 2명의 아들이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는 것(9급)이 확인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수사관의 아들이 6급 직원으로 채용돼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적 채용 논란이 일자 “자질과 역량이 충분히 검증된 인재들”이라고 일축해왔다.

특히 권 대행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강릉 지역 선관위원인 지인 아들이 대통령실에 근무할 수 있도록 자신이 직접 추천했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지난 15일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이었던) 장제원 의원에게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최저임금보다 (월급을)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심지어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 등 유명 광고 카피를 패러디한 게시물까지 올라왔다.

이에 권 대행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위 사적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해드리는 게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저의 불찰”이라며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줬다면 사과드린다”라고 적었다.

다만 그는 “선출직 공직자 비서실의 별정직 채용은 일반 공무원 채용과는 본질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들은 선출된 공직자와 함께 운명을 같이하고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적어 기존 주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권 대행은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를 도우면서, 캠프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청년들을 많이 봤다. 이러한 청년들이 역대 모든 정부의 별정직 채용 관례와 법령에 따른 절차를 거쳐, 실무자 직급에 임용됐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권 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출범한 지 2달밖에 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가 지금의 민생·경제 위기를 초래한 것처럼 호도하는 건 잘못된 태도”라고 야권을 비판했다.

또 그는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및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빈부 자산 격차가 더 커졌다”면서 “이에 대한 반성 없이 현 정부 탓을 하는 건 ‘내로남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