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총체적 난국 '비전' 제시하는 게 與의 자세..새 지도체제 입장 밝힐 것"(종합)
安 "당내 상황 우려 목소리..내일 입장 말할 것"..'조기전대' 요구하나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이밝음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민·당·정 토론회'가 20일 미·중 과학기술 패권전쟁 속 한국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두 번째 모임을 가졌다. 안 의원은 "한국은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을 뚫고 나가 정책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 여당의 책임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2차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비전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서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민생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면 정부·여당이 확고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미래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비전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것이 정부에서 끌고 나가야 할 중요한 화두"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유웅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인수위원이 발제자로 나서 '과학기술 패권시대의 경쟁 전략'을 주제로 특강했다. 유 전 위원은 팬데믹(대유행) 이후 세계 경제 공급망이 적체됐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심화했다면서 "첨단기술을 통한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중 기술패권 갈등,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국가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전 위원은 "국가간 경쟁을 뛰어 넘어 주요 동맹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동맹체인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이 구축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Δ국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Δ문화 혁신 및 신성장 분야 맞춤형·창의적 인재 육성 Δ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한 경제 구조의 창조적 파괴로 이른바 '급격한 경제 성장'(J-커브)를 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프렌드쇼어링'은 방한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언급한 용어다. 옐런 장관은 전날(1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경제 회복력과 성장, 공급망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파트너와 동맹국 간에 '프렌드쇼어링'을 도입하고 더 굳건한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렌드쇼어링에 대해 "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미중 패권 경쟁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대한민국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면서 "세계시장에서 초격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한 실행 과제로 '연구개발(R&D) 환경 조성'과 '인재 육성 방안', '지역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성과평가정책국장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선진국의 기술동맹 및 신흥·핵심기술 확보 동향을 소개하면서 "경제성장뿐 아니라 외교·안보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에서 기술 주도권 확보가 필요한 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해 집중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은 "과학기술은 여야가 있을 수 없는 초당적 영역"이라며 국회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기윤 김미애 김병준 김석기 김성원 김영식 김용판 김정재 류성걸 박덕흠 박수영 배준영 배현진 서일준 윤창현 이만희 이명수 이인선 이주환 이종배 이헌승 송석준 전봉민 정점식 조명희 조수진 최연숙 최영희 최승재 최재형 태영호 하영제 하태경 한무경 황보승희(가나다순) 등 35명의 원내 의원이 참석했다.
한편 안 의원은 토론회를 마친 뒤 이튿날(21일) 당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자신이 주도하는 민·당·정 토론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선 만큼, 새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당권 행보'를 공식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현행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당내 사정에 대해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그 문제에 대해서 내일 저의 입장을 밝힐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만큼, 임시체제인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아닌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구체적인 입장 내용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며 "사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전체가 아니겠나"고 했다. 이어 "국민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여당이 갖고 있으니 이럴 때 정부·여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생각들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21일 정식 기자회견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비교적 가벼운 형식으로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취재진을 향해 "이렇게 기자들과 말씀 나누면서 (입장을) 밝힐 수도 있고"라며 "제가 국회보다 바깥 일정이 많은 경우도 있고, 지역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유랑하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런 문제도 다 포함해서 내일 말하겠다"고 했다. 당권 주자 간 이합집산을 겨냥한 표현인 '간장 연대'(안철수·장제원),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에 대해서는 "김장이 뭔가 김장철도 아니고"라고 일축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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